미국 2위의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서킷시티가 월마트 등 경쟁업체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서킷시티는 이날 ‘챕터 11’의 규정에 따라 버지니아 주 리치몬드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챕터 11이란 파산을 규정한 '챕터 7'과 달리 부채를 상환할 수 없는 기업을 파산시키기보다는 일시적으로 보호해 회생시킨다는 취지로 제정된 파산보호법이다. 서킷시티는 최근 일주일동안 제품 공급업체들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자금부족에 시달린 끝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에 신고된 내용에 따르면 서킷시티는 자산규모는 34억 달러인데 반해 채무가 23억 달러에 이른다. 삼성전자도 1억1,600만 달러 규모의 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에 다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킷시티에 대한 법정관리가 시작될 경우 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서킷시티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판매량이 줄어든 가운데 베스트바이 등과의 경쟁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평균소득이 낮은 지역에 자리잡은 매장에서의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아마존닷컴 등 인터넷 전자제품 판매사이트의 증가로 입지가 점점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서킷시티는 지난 6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서킷시티는 최근 20%의 인력 감축 및 미국 지점 폐쇄 계획을 발표하는 등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서킷시티는 지난 1949년 새뮤얼 버르첼이 리치몬드 지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텔레비전 판매상으로부터 출발했다. 현재 미국에 721개 지점과 캐나다에 770개 지점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