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품ㆍ소재산업이 전체 생산과 수출에서 차지하는 양적 비중은 크게 높아졌으나 질적인 측면에서는 낮은 생산성과 원천기술 부족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오 등 신기술 분야에서 일본과의 격차가 훨씬 큰 데 비해 기존 부품ㆍ소재산업에서 후발주자인 중국과의 격차는 좁혀지는 등 불리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어 국가적 차원의 경쟁력강화대책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1일 발표한 ‘우리나라 부품ㆍ소재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정책과제’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부품ㆍ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8년 29%에서 지난해 46%로 높아졌다.
2003년을 기준으로 제조업 생산에서 부품ㆍ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38%, 제조업 종사자 수도 46%를 차지하는 등 양적으로는 상당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부품ㆍ소재산업의 1인당 생산액은 2003년 현재 2억원으로 제조업의 1인당 생산액 2억5,000만원의 80%에 불과했다.
부품ㆍ소재산업의 노동장비율 증가율은 외환위기 이전(92~97년)에는 연평균 11.2%였으나 외환위기 이후(97~2002년) 3.3%로 급락, 같은 기간 대기업의 노동장비율 하락세(18.0%→9.2%)에 비해 상대적으로 침체정도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총 요소생산성 증가율도 외환위기 이전 연평균 7.1%에서 외환위기 이후는 4.1%로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대기업의 총 요소생산성은 6.2%에서 6.6%로 높아졌다.
이처럼 부품ㆍ소재업체의 경쟁력이 외환위기 이후 크게 하락한 가운데 앞으로 투자부진이 지속될 경우 부품ㆍ소재산업 기반이 광범위하게 약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표적 수출주도 업종인 반도체와 LCDㆍ휴대폰 등 전기전자기기의 수입중간재 투입비중은 90년 37.1%에서 2000년에는 54.8%로 높아졌으며 영상ㆍ음향ㆍ통신기기의 수입중간재 의존비율도 32.3%에서 48.1%로 높아지는 등 첨단분야에서는 부품ㆍ소재 수입의존 비율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산업의 기술경쟁력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3.8년 정도 앞서 있으나 핵심 부품ㆍ소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우주항공 등 99개 미래 핵심기술 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는 2.1년에 불과한 실정이다.
보고서에서는 고수익ㆍ고위험이 특징인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의 첨단 부품ㆍ소재 신기술 개발의 경우 진입비용이 높아 종래의 단기융자 중심의 금융지원으로는 자금공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투자수익을 기반으로 한 금융지원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