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진돗개 돌풍」 서울 입성 2년/세진,업계 3위 ‘우뚝’

◎양판점 내세워 시장 공략/작년 매출액 5,700억원/삼보·LG와 2위 싸움 치열/“이익중심 영업을” 지적도국내 PC시장에 「진돗개 돌풍」을 몰고온 세진컴퓨터랜드(대표 이군희)가 27일 서울 입성 2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93년 부산 동구 초량동에서 공식 출범한 뒤 줄곧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온 세진이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대형PC업체들에게 출사표 던지며 잠실에 서울 1호점을 낸 지 꼭 2년이 됐다. 그동안 부도설·대우 완전인수설 등 수많은 추측들이 난무하다 올해초 한상수 전사장의 퇴진으로 일단 경영상의 위기를 넘긴 세진이지만 분명 이 짧은 기간내에 이룩한 기록들은 무시할 수 없다. 세진은 컴팩·IBM 등 외국 PC업체들도 공략하지 못한 국내 대형PC업체들의 난공불락형 시장구조를 하루 아침에 무너뜨렸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DC사가 발표한 「96년 한국 PC시장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세진은 지난해 삼성(29.2%), 삼보(17.7%)에 이어 당당히 3위(15.5%)로 올라섰다. 또 양판점 형태의 유통업체인 세진이 이처럼 급부상함에 따라 PC업계에 유통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동시에 PC업체간의 합종연횡과 양판점의 본격 등장을 이끌어 냈다. LG전자와 IBM의 결합, 현대와 일본 아도전자의 합작법인인 티존코리아 설립, 삼성·삼보의 대리점 대형화, 나진컴퓨터랜드·컴마을·해태I&C 등 양판점은 세진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올들어 삼보·세진·LG­IBM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는 「2위자리 다툼」도 세진에게 일격을 당한 대형PC업체 중심의 시장구조가 깨지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밖에 90∼94년까지 총 3백94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이 95년 2천3백억원, 96년 5천7백억원으로 급증한 것도 또 하나의 기록이다. 그러나 세진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험준하다. 우선 직영점을 계속 늘려야 부도를 내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매출위주의 경영을 하루빨리 이익개념위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5천7백억원의 매출에 7백억원이 넘는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는 게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불황인데다 티존코리아를 비롯한 양판점 형태의 PC유통점의 등장과 대형업체들의 공세를 이런 식으론 견뎌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또 모든 경영진이 대우통신 출신으로 구성돼 실질적인 대우의 친정체제가 갖춰진 세진이 대기업의 관료적 분위기에 물들지 않고 기존의 튀는 영업을 유지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아울러 대우의 위장계열사 논쟁도 세진의 앞날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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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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