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 함을 열어보면 진짜 낚시꾼인지 여부를 금새 알 수 있다. 바늘과 찌, 낚싯줄, 추 등이 기준에 따라 가지런히 정리돼 있고 미끼 통도 늘 깨끗이 유지돼 있다면 실력 있는 강태공일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그 만큼 준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골프도 챙겨야 할 준비물이 많은 스포츠다. 그래서 준비 상태만 보면 대체적으로 그 사람의 핸디캡과 심지어는 성격까지도 어렴풋이 비쳐진다.
티 오프 시간이 다 돼서야 헐레벌떡 도착해서는 첫 홀 티잉그라운드에서부터 장갑이 없다느니 롱 티 하나만 빌려달라느니 하는 골퍼들이 있다. 볼을 챙겨오지 않았다며 이 사람 저 사람 돌아가면서 손을 내미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흔쾌히 빌려주겠지만 기분까지 유쾌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큰 돈이 들어서가 아니라 미리 준비하지 않은 ‘무성의’에 대한 언짢음 때문이다. 시작하기도 전에 기분이 상한다면 그날 라운드 분위기가 삭막해질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자신에 대한 평가는 더욱 신경이 쓰이는 부분. 자칫 매사에 준비성이 부족하다거나 함께하는 모임을 가볍게 여긴다는 공연한 확대해석을 살 우려가 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실력은 다소 떨어져도 ‘준비 만큼은 싱글’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캔디 통 등을 재활용한 티 케이스, 그리고 작은 볼 주머니 하나 정도만 마련하면 빠뜨리고 필드로 향하는 실수를 막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라운드 전날 미리 골프백과 옷가방을 챙겨 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겠다. 티와 볼, 모자, 장갑, 양말 등과 함께 에티켓 준수 다짐까지 챙긴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공동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