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연화제] 보수와 진보 '야누스의 두얼굴'

연극 '탱고'

극단 앙상블(대표 김진만)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폴란드 출신 슬라보미르 므로체크의 1964년 작품 ‘탱고’를 번안, 6월4일~7월4일까지 동숭동 대학로 낙산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탱고’는 인간성, 전통과 규범의 틀을 깨고 자유와 투쟁만을 외치지만 정작 목표를 잃어버린 채 타락과 무질서에 익숙해져 버린 한 가족사를 다루고 있다. 작품 내용은 아버지 스토밀 대신 쾌락과 타락의 본질인 하인 에디와에 비판 없이 이를 추종하는 식구들 그리고 이들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으려는 아들 아더 간의 갈등과 혼란을 그리고 있다. 아더는 질서와 규범의 틀이야말로 흐트러진 가족을 구하는 길이라고 판단한다. 그는 애인 알라와 전통적인 절차와 규범을 갖춘 결혼식을 통해 가족들을 구원하고자 나선다. 하지만 아더는 그 과정에서 권력의 속성을 깨닫고 무너진 사회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열정을 잃고 혼란에 빠져 결국 에디에 의해 죽는다. 아더의 죽음은 일시적이나마 가족이 인간성을 회복하는 듯 보였으나, 결국 가족은 에디를 뒤따라 집안에 남은 것은 나태와 위법, 불안정과 무질서 뿐이다. 이 작품은 노쇠한 진보주의자인 스토밀과 몽상적이며 보수주의자인 아더를 통해 혼돈과 질서, 진보와 보수는 야누스의 두 얼굴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또 최근 국내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세대간의 사상적 위기와 전통에로의 회귀를 열망하는 이중적 위기를 암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더가 회의에 빠지는 과정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다소 긴장감이 떨어진다. 또 배우들의 대사가 지나치리 만큼 어렵고 관념적이어서 줄거리를 따라가는 데 급급, 주제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아쉽다는 평이다 . (02)76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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