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입맛 철저분석지난 68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진로는 동남아를 출발점으로 73년 서독에, 75년 미국에 이어 79년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처음 일본시장에 진출할 때 진로는 국내 판매용 소주를 그대로 일본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소비자들에게 여지없이 외면당했고 이에 따라 일본 소비자들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한 제품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일본의 경쟁사 제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함께 첨가물의 성분과 함량비를 달리한 시제품을 만들고 일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직접 테스트도 여러 차례 실시했다.
마침내 탄생한 '수출용 JINRO'는 국내소주와 맛이 전혀 다른 신제품이었다. 독특한 일본의 취향에 맞추어 국내소주에 비해 당도를 낮추고 향도 조정했다. 즉 알코올 도수는 국내제품과 같지만 담백하면서도 당분이 없는 'JINRO'를 만든 것이다.
소주 맛의 현지화와 더불어 외형적 디자인에도 변화를 주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소주의 주용량은 360㎖이지만 일본 수출용 소주의 주제품 용량은 700㎖로 2배나 크게 제작하여 기존의 소주와 차별화를 두면서 간접적으로 위스키 분위기를 내도록 했다.
라벨도 붉은색의 'JINRO'를 중앙에 크게 새겨 넣었고 이국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도록 했다.
고가정책도 큰 역할을 했다. 진로는 제품의 이미지 극복 및 경쟁력이 높은 제품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는 취지 하에 처음부터 '최고품질에 최고가격'으로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88년 현지법인으로 전환한 진로는 김치, 불고기와 진로소주를 세트화시켜 일본인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며 93년 8위에서 95년 4위로, 96년 2위에서 98년엔 일본내 86개 희석식 소주업체중 단일브랜드로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진로소주는 난공불락으로 불리는 일본시장의 장벽을 뚫고 단일품목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첫 한국상품으로 기록됐다. 98년 이후 일본시장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진로는 2002년을 계기로 해외시장 진출을 더욱 활발하게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2002 월드컵을 계기로 진로를 한ㆍ일 양국에서 동시에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고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축구장 주변은 물론 현지법인과 바이어를 동원해 수출국을 확보하고 한국음식과 함께 진로의 맛을 전세계에 알릴 방침이다.일본 현지에서도 자체 유통망을 활용한 주류관련 식품개발과 한국식품의 고급 이미지 정착을 위한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박창원 진로 해외영업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