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럽위기 완화 기대" 매도포지션 청산 나선듯


한동안 선ㆍ현물을 팔기만 하던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선물을 대거 순매수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대체로 유로존 위기 해결 기대감 때문에 앞으로의 증시 전망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다소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선물을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24포인트(2.27%) 상승한 1,856.52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이날 코스피200지수선물은 전날보다 5.80포인트(2.45%) 오른 242.75에 끝마쳐 현물지수보다 더 큰 상승폭을 보였다. 코스피200지수선물의 가격을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투자자들이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장초반부터 코스피200지수선물 순매수에 열을 올리며 결국 1만718계약이나 순매수했다. 장중 한때는 순매수 양이 1만3,000계약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들의 선물 순매수 금액은 1조2,794억원으로 지난 8월1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6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외국인들이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현물 매수 규모가 3,774억원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현물의 4배가 넘는 금액을 선물 시장에 쏟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외국인 선물 대량 순매수의 원인을 1차적으로 그동안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쌓아온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9월 동시만기 당시 2만8,000계약 가량의 선물을 롤오버(만기이월) 했고, 이후에도 지난 28일까지 1만3,050계약을 더 순매도했기 때문에 다음달 8일 예정된 12월 동시만기를 앞두고 4만 계약이 넘는 매도 포지션 가운데 일부를 청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아직 다음 동시만기가 며칠 남았음에도 단 하루 만에 갑작스럽게 매수 규모를 늘린 점, 대규모 포지션 청산이 진행됐음에도 미결제약정(11만9,374계약) 수가 크게 줄지 않은 점을 들어 신규 선물 매수 세력도 상당 부분 진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을 짓누르던 유럽 위기가 유럽 정상들의 적극적인 의지 덕분에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선물시장부터 먼저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대외 호재가 앞으로 예정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외국인투자자들은 29일 코스피200지수선물 뿐 아니라 주가상승에 베팅하는 의미를 갖는 콜옵션을 지난 10월4일 이후 최대 규모인 5만3,029계약이나 순매수했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식시장은 유럽 재료에 따라 크게 급반등하는 편인데 아직 공표되지 않은 대형 글로벌 호재에 대한 정보를 외국인들이 먼저 인식하고 선물시장에 접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증시 전망을 한동안 부정적으로만 보다가 ‘중립’으로 돌아선 게 아닌가 판단된다”며 “경제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해결책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외국인 선물 대량 매수가 현물 매도를 진정케 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선물 대량 매수가 현물시장에서 본격 매수세 유입으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어 외국인의 추세적인 현물 매수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과거 외국인이 선물을 1조원 이상 순매수한 21번의 사례를 분석해보면 단기적인 수급개선은 있지만 추세적인 매수 유입으로까지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이번 외국인 선물 대량 순매수가 증시 방향성을 결정지을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증시에 대한 시각이 바뀌면 매매규모가 큰 현물보다는 선물시장이 보통 먼저 반응한다”며 “아직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외국인들이 현물시장에서는 좀더 눈치보기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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