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육식 문화의 폭력성 파헤치다

'스페이스 치킨 오페라2' 12월 17일 대학로 무대에


아프리카 깡패 출신인 바바안말리는 어린 시절 자신을 키워준 원숭이 부모가 인간들에게 먹히는 것을 목격한 후 극심한 육식혐오주의자가 됐다. 그는 세계를 지배하는 독재자가 되자 육식을 금지시킨다.


일반인의 상식에서 벗어난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SF코미디 연극 한 편이 겨울시즌 관객을 찾아온다. 지난 2010년 기상천외한 발상과 비판적 메시지로 대학로 극장가에 화제를 불렀던 '스페이스 치킨 오페라'의 후속작으로 '스페이스 치킨 오페라 제2편- 아프리카 대통령 바바안말리' 가 오는 12월17~29일 대학로 아름다운극장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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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육식이 금지된 미래의 사회, 육식 로봇, 인간 가축 같은 파격적인 소재로 육식 문화의 문제점을 심도 있게 파헤친다. 특히 1편에서 극본과 음악을 맡았던 김진우 작가가 이번에는 극본과 연출을 맡아 어떤 스타일로 무대를 만들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장편 소설 '애드리브' '소셜포비아' 등을 발표한 바 있는 김진우 연출은 지금까지 치킨을 수천 마리 먹어 치운 자칭ㆍ타칭 '치킨 마니아'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은 그런 맥락에서 연출가 자신의 육식 탐닉에 대한 반성의 의미도 갖고 있다. 하지만 육식주의를 무조건 나쁜 쪽으로만 몰아세우지 않는다. 독재자 바바안말리와 이동 치킨 판매점 '스페이스 치킨 오페라'호의 충돌을 통해 육식 문화가 갖고 있는 다양한 사회 문화적 현상들을 드러낸다. 객석에서는 쉴 새 없이 웃음이 터져나오지만 웃음의 행간에 인간의 무분별한 탐욕이 결국 재앙을 불러오고 만다는 비판적 메시지를 슬쩍 깔아놨다는 점에서 전작의 장점을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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