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해외규격 넘어야 수출길 열린다] <2> 고비용·정보부족에 발목

화공제품 규격 인증에 3,164만원

중기 66% "비용부담… 수출 포기"

획득기간도 평균 6개월 걸리지만 인증업체 62% "수출 증가" 효과

중기청, 올 1,700곳 132억 지원… 정보제공·교육·홍보 강화키로


# 의료기기 제품을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는 P사는 최근 시험 인증비용이 상승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의료기기 시험 인증비용은 최근 수년새 47%나 올라 평균 3,000만원이 들어간다. 제품 개발에는 평균 1,600만원의 비용이 투입되고 제품 개발에는 수년이 걸리는데, 제품의 생물학적 안정성, 멸균 지속기간 등 유럽 CE인증 시험도 강화되고 있어 개발 기간은 더 길어지고 추가 시험항목도 갈수록 늘고 있다.

P사는 각고의 노력 끝에 제품을 개발해냈지만 까다로운 시험 인증과 늘어나는 비용 부담에 제품 양산과 수출을 포기해야 할 기로에 섰다.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은 필수지만, 부담만 가중되고 있어 이대로는 수출을 포기하는 게 낫기 때문이다.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해외규격 인증 획득시 비싼 인증비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 중소기업청이 수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중소기업 66%는 '비싼 인증비용'을 가장 큰 골칫거리로 꼽았다. 이어 '수출상품의 해외 인증 정보 부족'(15.6%), '인증획득 절차가 복잡'(8.6%), '긴 인증 획득 소요기간'(7.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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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업의 해외 인증 평균 소요비용은 1,072만원에 달했다. 그 중 화학공업제품이 3,164만원, 철강 및 금속제품이 2,255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설문대상 300여개의 기업 중에는 수출액이 100만 달러가 채 안 되는 기업이 200개나 돼 갈수록 증가하는 인증 비용을 부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개월이 넘게 걸리는 인증획득 기간도 문제다. 인증 1개당 획득기간은 평균 5.26개월로 평균 6개월 내외의 기간이 소요됐다. 복잡한 인증이나 시험이 지연되는 경우 등에는 인증획득에 1년은 넘기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수출기업 61.1%가 해외인증 획득에 소요된 기간이 6개월 미만이었으며, 6개월~1년 미만이 28.6%, 1년~2년 미만도 9.5%에 달했다.

하지만 일단 해외 인증을 통과하게 되면 수출 성과는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증을 획득한 기업의 62.2%가 수출이 늘었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업종, 규모에 상관없이 고루 나타나 해외인증획득이 수출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정이 이렇자 중기청은 예산을 늘려 수출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에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 100억원의 추가경정 예산을 포함해 206억9,000만원을 들여 2,327개 업체 3,763개 인증 획득을 지원했고, 올해는 132억6,000만원으로 1,700업체를 지원할 예정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인증 정보 제공, 일반 및 심화 과정 교육과 홍보 활동을 강화하겠다"며 "현재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운영 중인 해외규격정보센터의 활용도도 높이고 관련 인프라 구축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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