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사진) 영국 중앙은행(BOE) 신임 총재가 영국의 실업률이 7%로 떨어질 때까지 현재의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BOE의 실업률 전망치를 감안할 때 앞으로 3년간 경기부양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카니 총재는 7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인플레이션 보고회에서 “영국 경제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세는 여전히 약한 수준”이라며 “실업률이 7% 밑으로 내려가기 전까지는 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현행 0.5%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재는 또 “통화정책위원회(MPC)는 물가와 금융 안정성 유지에 저해되지 않는 한 지금의 자산매입 규모(3,750억파운드)를 줄이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BOE가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을 특정 경제지표와 연계해 ‘선제 안내’(forward guidance)를 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업률과 통화정책을 연계한 BOE의 선제안내가 제로금리 유지 기준으로 실업률 6.5%를 제시하고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와 유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올 2ㆍ4분기 실업률은 7.8%를 기록했으며, BOE는 2016년 3ㆍ4분기(7.1%)까지도 7%대의 실업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카니 총재는 실업률이 7%를 달성해도 곧바로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부양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카니 총재는 실업률 기준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18~24개월 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를 웃돌거나, 중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위험 수위로 높아질 경우, 또는 통화완화기조가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경우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단서’를 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된 BOE의 새로운 선제안내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CNBC는 이날 발표가 BOE의 금리정책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이날 발표내용이 영국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평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면, BOE의 정책 신뢰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