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불안감 높아지는 세계 경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뛰는 가운데 주요국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세계 경제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어 대비책이 요구된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주가는 20년 전의 블랙먼데이 공포를 연상케 할 정도로 급락하고 있다. 달러화는 사상 최저치를 잇따라 경신하며 기축통화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달러화 약세는 현물 투자를 더욱 부추겨 석유를 비롯해 금ㆍ구리ㆍ아연 등 원자재 확보전으로 이어지고 관련상품 가격도 크게 치솟고 있다. 원자재 가격 폭등은 중간재와 최종소비재 가격을 앙등시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가는 뛰고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소비는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세계 경제는 물가앙등 속에 성장은 둔화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가 내년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불안요인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달러화 약세를 당사국인 미국은 물론 유럽도 저지할 의지가 없다. 워싱턴에서 모인 선진7개국(G7) 재무장관들은 환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약달러 현상을 계속 용인하겠다는 뜻으로 당분간 달러화 약세와 그로 인한 석유 및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은 내년 우리 경제가 올해보다 나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될 일이다. 현재 세계 경제는 적신호가 켜진 상태라는 G7 재무장관들의 진단을 주목해야 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세계 경제의 위축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어제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주 말 미국 뉴욕 주가 하락폭보다 더 크게 떨어졌다. 그만큼 외부 충격에 약하다는 증거다. 국제 경제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가계와 기업 등 경제 각 주체들의 현명한 대응이 요구되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임기말을 앞두고 공무원들의 눈치보기가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정책만큼은 눈치보기를 해서는 안 된다. 경제부총리가 중심을 잡고 서민생활을 안정시키고 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우산을 미리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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