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장기소외 업종이었던 보험주가 외국인들의 관심 속에 연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18일 보헙업종 지수는 전일보다 139.07포인트(2.49%) 오른 5,731.31포인트로 마감,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종 대표주인 삼성화재는 2,500원(3.36%) 오른 7만6,900원으로 마감해 나흘째 강세를 이어갔고, 대한화재ㆍLG화재ㆍ동양화재 등도 2~4%의 상승률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이날 보험업종을 164억원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보험업종에 대해 단 하루만 제외하고 순매수를 이어갔으며, 총 순매수 규모는 76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보험주의 강세 이유로 단연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보험주들이 그간 상승장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되며 별다른 시세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보험주가 증권주와 함께 대표적인 3월결산 배당주라는 점도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보험업종이 본격적인 랠리를 앞두고 있다는 낙관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직 보험업종의 펀더멘털 개선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만큼 보험주들의 강세 지속은 불투명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배당 메리트가 아직 유효한데다 외국인들이 보험주의 강세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향후 보험주 주가 동향을 결정지을 변수라는 지적이다.
◇보험주 배당수익률 높을 전망=보험사들은 3월 결산법인이므로 배당을 받으려면 오는 29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올해 보험주의 배당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험사들의 올해 예상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17일 종가 기준)은 현대해상이 4.1%, 동부화재와 코리안리가 각각 3.9%, 3.7%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다소 부진한데도 불구하고 전년수준의 배당을 예고한 대한화재의 배당수익률은 무려 12.8%에 달한다. 구경회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비교적 배당수익률이 높은 보험주에 대해 배당 기준일까지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보험주 가장 큰 매력은 주가 저평가=보험업종의 영업환경 개선조짐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게 국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온라인 보험의 등장으로 가열된 가격경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보험주를 연일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외국인들은 국내 보험주가 가격적인 측면에서 해외 보험주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승주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보험주들은 한국과 시장구조가 비슷하지만 수익성은 다소 떨어지는 일본 보험주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이 점에 외국인들이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보험주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1.3배에 달하는 반면, 삼성화재를 제외한 국내 보험주의 PBR은 0.6배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나마 삼성화재만 1.3배의 PBR로 일본 보험주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보험주 강세 다음주까지 이어질 듯=전문가들은 보험주가 아직은 배당투자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오를 수 있겠지만, 펀더멘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저평가 메리트에 따른 강세국면이 중장기적으로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이승주 애널리스트는 “오는 29일까지 배당 메리트가 유효한 만큼 다음주까지는 외국인 매수세를 등에 업고 강세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상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험사들의 원수 보험료 매출이 저성장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고 가격경쟁마저 지속돼 보험영업의 수익성 개선은 소폭에 그칠 것”이라며 “보험업종이 지수대비 초과수익을 올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