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9 증권업계 화재의인물] 이근모 굿모닝증권 상무

ING베어링과 살로먼 스미스바니증권에서 10년간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날리던 李상무는 올 7월, 12년전의 어느날처럼 갑자기 진로를 바꾼다.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초고액연봉과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굿모닝증권에 합류한 것이다. 李상무의 합류로 현대증권의 정태욱(鄭泰旭)이사와 삼성증권의 이남우(李南雨)이사등 외국펀드매니저들이 손꼽는 1세대 애널리스트 3인방이 모두 국내증권사에 둥지를 틀게 됐다. 李상무는 오자마자 증권업계 리서치분야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리서치보강은 올 한해 굿모닝뿐만 아니라 증권업계 전체의 화두중 하나였다. 李상무는 먼저 애널리스트는 연구원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과감히 깨고 세일즈 맨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는 고객이 물건을 사도록 유인하는 「미끼상품」이어야 한다는 것이 李상무의 평소 철학이다. 애널리스트의 고객은 주로 지점이나 법인영업부의 영업사원이므로 이들이 애널리스트를 평가하는 보너스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 이를 관철시켰다. 李상무는 후배 애널리스트들이 산업·업종보고서를 낼 때 서론-본론-결론의 3단논법이 아니라 적정주가와 이를 산출한 근거등 결론을 첫 장에 쓰도록 한다. 李상무가 국내 증권업계 리서치분야에 몰고 온 바람은 어떻게 보면 참으로 단순한 것이다. 애널리스트도 장사꾼이라는 당연한 명제에 충실한 것이다. 李상무가 몰고 온 신선한 바람은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상당부분 결실을 맺는다. 한국신용정보에서 조사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평가 조사에서 지난해 10위권 밖에서 맴돌았던 굿모닝증권이 올해 삼성, 현대, 대우에 이어 4위에 오른 것이다. 오랜시간에 걸쳐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는 리서치분야의 속성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성과가 눈부시다. 李상무는 지금도 직접 시장동향을 예측하고 투자전략을 짜낸다. 현직 스트래터지스트(투자전략가)다.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는 게 즐겁다고 말한다. 99년 증시에 불었던 「이근모바람」은 국내증권사들이 리서치분야에서 외국사와 어깨를 견주게 되는 날을 앞당기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장규기자JK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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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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