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통한 인수 합병 M&A)이 활기를 띠고 있다. 주식예탁증서(DR)란 국제 자본시장에서 주식의 유통수단으로 이용되는 대체증권을 말하며, ADR이란 미국에서 발생된 DR을 말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HSBC의 미국 소비자금융회사 하우스홀드파이낸셜 인수, 프랑스 통신기업 알카텔의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텔레라와 티메트라 및 캐나다 아이매직 TV 인수 등 올해 이뤄진 대규모 M&A중 13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M&A가 모두 ADR을 이용한 거래였다. 지난 주에는 독일 화학업체인 알타나가 쉐넥터디인터내셔널의 단열재 부문을 ADR을 통해 인수했으며, 이탈리아텔레콤 역시 또 다른 이탈리아 회사인 올리베티의 ADR 330만주를 인수했다.
ADR을 통한 M&A 거래를 진행중인 경우도 있다.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유코스는 현재 다른 러시아 석유회사인 시브네프트의 비상장 ADR 인수를 추진중이다. 또 프랑스 식품 회사인 다농 역시 러시아 식품 회사인 빔빌단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거래가 성공하면 빔빌단의 ADR은 다농의 ADR로 바뀌게 된다. 전문가들은 ADR을 통한 인수ㆍ합병의 증가는 M&A 시장의 회복을 알리는 호재인 동시에 ADR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뉴욕은행의 ADR 분야 M&A 그룹 헤드인 마이클 핑크는 “미국에서 인수나 합병을 추진하는 어떤 기업이든 ADR 프로그램은 이제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