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서울경제TV] "STS반도체 매수" 추천, 무슨 일이

[앵커]

STS반도체가 지난 17일 계열사 비케이이엔티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습니다. 이때문에 STS반도체는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아 주가가 반토막이 나버렸는데요. 최근에 이 STS반도체를 사라고 적극 추천한 증권사들이 있었다면서요. 양한나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STS반도체를 매수 추천한 증권사들은 어디인가요?

[기자]

네. 최근 STS반도체 매수 추천을 한 증권사는 토러스, 유안타, 이베스트증권 세곳입니다. 지난 1일 토러스증권은 STS반도체에 대해 “과거는 들어내고 미래를 바라보자”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가는 6,800원을 제시했습니다. 또 유안타증권은 5월20일 “STS반도체, 사상 최대 실적 Rally!”라며 역시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 6,600원을 내놨습니다. 이베스트증권 또한 4월28일 “2015년은 STS반도체 부활의 해”가 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000원을 제시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짧게는 16일, 길게는 한달반 만에 STS반도체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주가가 반토막이 났죠.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STS반도체는 지급보증한 계열사 비케이이엔티가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급기야 어제 산업은행에 워크아웃 신청을 했습니다. STS반도체는 흑자가 나는등 영업실적이 호전됐지만, 660억원을 지급보증을 한 비케이이엔티가 부실화되면서 동반 부실의 나락에 떨어져버린 것입니다. 이런 부실위기를 이 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간과한 것입니다. 알면서 모른체한 것인지, 보광그룹 계열사라고 방심한 것인지 오판의 이유는 분명치 않습니다.

STS반도체 주가는 이날 개장하자마자 하한가로 떨어져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첫 하한가를 기록했고요. 같은 계열사인 코아로직과 휘닉스소재도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빠진채 장을 마쳤습니다.


오늘도 STS반도체는 28.97% 하락한 2,28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단 이틀만에 주가가 4,580원에서 반토막이 나버린 것입니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코아로직은 이날 거래 정지됐고, 워크아웃 신청을 부인한 휘닉스소재는 6.13% 상승한 918원에 마치며 다행히 반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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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TS반도체가 계열사인 비케이이엔티 지급 보증에 발목이 잡히면서 위기가 찾아온거군요?

[기자]

네. 사실 STS반도체는 지난해 영업이익 453억원, 올해 1분기에는 126억원을 올리는 등 흑자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660억원 가량 지급보증을 한 비케이이엔티 등 계열사가 부실해지면서 위기에 빠지게 된 건데요. 이 비케이이엔티는 피처폰에 들어가는 소형 LCD모듈 생산에말 몰두해 스마트폰에 맞는 생산라인을 제때 갖추지 못한 탓에 영업이 부진해졌습니다. 2013년에 이미 순손실이 136억원이었고 작년에는 403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매출 또한 같은 기간 1,857억원에서 837억원으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적자가 쌓인게 벌써 2년전이니까 이같은 부실화를 전문가인 애널리스트들이 경시했다는게 믿기지 않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증권사들의 말만 믿고 매수를 한 투자자들의 손실과 정신적 충격이 크겠는데요?

[기자]

네. 이 증권사들의 ‘매수’ 의견제시를 보고 매수를 했던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게 됐습니다. STS반도체의 급락에 한 투자자는 “증권사 리포트만 믿고 폭락직전 전 재산을 걸었다”, “이건 메르스보다 더 한 주식이다”, “사상최고의 실적전망이 한달도 안되서 풍전등화 신세가 됐는데도 예상을 못했다는 게 말이 되냐” 며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그럼 현재 STS반도체 매수추천 보고서를 낸 토러스, 유안타, 이베스트증권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우선 이관수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이전에 작성했던 레포트에서는 자회사 구조조정 중이라 규모가 적어질 것이라는 비케이엔티 관련 코멘트를 했다”며 “모든 보고서에서 같은 내용을 담을 수는 없는 게 아닌가”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같은 해명을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전 보고서에 적어 놨다고 했지만, 지난 1일 매수 추천 보고서를 접하고서 그 이전에 나온 관련 보고서를 찾아볼 투자자들은 별로 없기 때문이죠.

유안타증권의 이재용 연구원은 현재 해외출장 중이라 매수를 추천한 이유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양갑열 유안타증권 홍보팀장이 대신 답변을 했는데요. “레포트는 과거에 냈고, 워크아웃은 이제 나온 건데 이 부분을 잘못됐다고 하는 건 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워크아웃이 들어간 것에 대해 애널리스트가 어떻게 연결을 지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워크아웃은 돌발상황이라는, 예측이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비케이이엔티의 부실은 이미 2년전부터 심화하고 있어서 워크아웃 신청을 예상하기 힘든 변수라는 주장이 군색하게만 느껴집니다.

반면 이베스트증권의 어규진 연구원은 “당혹스럽다”는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광그룹 계열사라는 점을 과신했다는 본인 과실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어 연구원은 “당시 1분기 잠정실적이 나왔을 때도 플러스가 나고 있었고, 보광그룹인만큼 리스크가 없겠다 싶었는데 그 이후부터 계속 안좋아져서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털어놨습니다.

어 연구원은 또 당시 보고서를 냈을 때까지만 해도 “STS반도체의 재무제표나 실적 등이 괜찮았고, 투자등급이 하향되기 전이었다”면서 “STS반도체 본사의 리스크에 대한 언급은 했으나, 자회사인 비케이이엔티의 리스크까지는 다루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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