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국제상품시장서 투자자 '썰물'

경기 불투명·시장 규제등 영향 5월 69억 빠져나가<BR>금융위기 이후 최고… '가격거품' 관측도 이탈 부채질


불투명한 세계경제 전망과 잇따른 시장 규제조치 등의 영향으로 국제 상품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차익을 겨냥해 상품시장에 몰렸던 일부 투기세력이 시장 참여를 축소하고 있어 당분간 상품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5월 한달간 국제 상품시장에서 빠져나간 투자규모 69억달러에 달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ㆍ4분기에 상품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80억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자금 이탈규모는 놀라운 수준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또 바클레이즈 캐피털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 5월 가격 하락분을 반영해 상품시장에 투자된 자산의 규모가 26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는 보고서에서 "최근 상품시장은 전반적으로 특정한 추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갈수록 불안한 투자심리가 확산되는 양상"이라며 "상품시장뿐 만 아니라 대부분의 투자자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투자자들의 이탈을 반영해 19개 주요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는 톰슨 로이터 제프리 CRB 지수는 지난 1일 336.71로 지난달말에 비해 9.21%나 떨어졌다. 이는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월29일(370.56)과 비교하면 33.85%나 급락한 것이다. HSBC의 원자재 담당 파비안 소머빌-코튼은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유가가 하루 만에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던 지난 5월5일의 거래는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며 "이는 투자자들의 자신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제 원유시장의 경우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석유개발기구(OPEC)와의 헤게모니 쟁탈전을 벌이면서 전격적인 비축유 방출 결정으로 급락세를 보였으며 주요 곡물상품인 옥수수 가격도 지난달 10% 이상 하락하는 등 한때 최고의 투자처로 각광받던 상품시장의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긴축정책과 둔화되고 있는 경제성장률, 재고 소진 등이 원자재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투자자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투기세력이 원자재시장에 몰리면서 상품가격에 거품이 많이 끼였다는 관측도 상품시세의 안정을 가져온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이 잇따라 원자재 투기세력에 대한 규제조치를 내놓은 것이 서서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상품시장이 투자 대상으로서 가치를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닌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 가격이 다시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결정된다면 대규모 투자가 다시 흘러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티베리우스 그룹의 원자재 전문 펀드 매니저인 크리스토프 에이블은 "투자자들은 원자재 값이 한 방향으로 흐른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다음 분기에 원자재 값이 많이 오를 것으로 보여 지금이 원자재를 사기에 좋은 타이밍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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