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금융시장 위기 설상가상

피치ㆍ무디스, 19개銀 재무등급 일제히 하향부실채권 갈수록 악화...세계경제 불똥 우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일본 주요 은행들에 대한 재무건전성 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하고 무디스는 생보사들의 신용등급을 낮추는 등 일본은행의 경영부실이 또다시 세계금융시장의 아킬레스건으로 등장했다. 피치는 6일 도쿄-미쓰비시은행, 다이이치강쿄은행 등 19개 은행의 재무등급을 낮춘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은행 대부분의 신용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 역시 이날 도쿄-미쓰비시은행의 재무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한편 아사히상호생명, 미쓰이상호생명 등 주요 생보사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주요 은행 재무등급 모두 하락 이번 피치의 재무등급 하향 조정에는 미쓰비시-도쿄 금융그룹ㆍ미즈호 금융그룹ㆍUFJ 그룹 등 3대 금융지주회사 산하의 은행들이 대부분 포함됐으며, 요코하마은행ㆍ지바은행 등 지방 은행들도 등급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피치의 재무등급 중 D는 대내외적으로 재정이 취약한 상태를 의미하며 E는 재정이 매우 취약해 외부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는 등급인데, 이들 19개 은행은 대부분 D와 E의 중간인 D/E 등급을 받았다. 무디스는 도쿄-미쓰비시은행의 재무등급을 기존 'D+'에서 'D'로 하향 조정했는데, D는 무디스가 부여하는 최저 등급에서 겨우 두 단계 높은 수준. 무디스는 특히 일본의 주요 생보사인 아사히상호생명의 신용등급을 Ba2에서 Baa3로, 미쓰이상호생명은 Ba1에서 Baa3로 떨어뜨렸다. 이는 일본의 금융위기가 은행에서 보험으로 급속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실채권, 세계경제 침체 도화선 우려 피치는 일본 주요 은행들에 대한 무더기 재무등급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 ▦불투명한 경기 회복 전망 ▦은행보유 주식가치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증시 불안 ▦여전히 높은 부실채권 등을 거론했지만 무엇보다도 직접적인 요인은 부실채권 문제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2일 일본 금융청이 밝힌 은행의 부실채권(무수익 여신)은 32조5,000억엔인데, 여기에 부실 우려가 있는 요주의 채권까지 포함하면 잠재적 부실채권 규모는 무려 150조엔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은 최근 일본의 은행 개혁을 '시지프스의 신화'에 비유하고 있다. 지옥으로 떨어진 시지프스가 끝도 없이 바위를 굴려 산을 오르고 내리는 것처럼 일본 은행들은 경기 침체와 늘어나는 부실채권으로 점점 더 가파른 경사에 맞딱뜨릴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일본 정부는 내년에 30조엔의 국채를 발행해 이 자금을 부실은행에 투입할 예정인데, 과다한 국채 발행은 일본 국채 가격을 떨어뜨려 금융시장 혼란만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일본 은행들은 오는 9월말 상반기(4~9월) 결산시 부실채권 상각으로 취약해진 재정을 미국 국채 등 달러표시 자산의 매도를 통해 메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엔화 강세 유도는 물론 물량의 과다 공급에 따른 미국 금리 상승압력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마디로 부실채권은 일본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 위기의 연결고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구영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