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인재 양성의 의무' 되새기자

삼국지에서 유래된 고사성어 중에 ‘복룡봉추(伏龍鳳雛)’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엎드려 있는 용의 새끼라는 뜻으로 초야에 숨어 있는 재주와 지혜가 탁월한 훌륭한 인재를 뜻한다. 복룡은 제갈량을 일컬으며, 봉추는 방통을 말한다. 유비는 이 두 인재를 얻어 비로소 천하경영에 나설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경영, 기업경영의 핵심은 바로 인재에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복룡봉추(伏龍鳳雛) 같은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일반 제조 업체는 물론이고 금융기관도 저마다 인재 확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 금융시장이 개방된 지 오래지만 아직 우리 금융기관의 인력 수준은 경쟁국에 비해 상당히 뒤져 있기 때문이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제경쟁력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금융인력 관련 지표순위는 45위다. 중국이 39위, 홍콩이 11위, 싱가포르는 15위인 데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또 금융 전문가가 전체 금융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3년 기준 영국 14.6%, 홍콩 43.8%, 싱가포르 51.3%인데 우리나라는 8.9%에 불과하다. 금융 전문인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의 금융회사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전문인력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 인재 양성은 제쳐두고 경쟁회사의 인재를 스카우트해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애널리스트, IB 전문가, 영업 전문가 등 다른 회사가 오랜 기간 많은 투자를 해 키워온 인재를 높은 연봉이나 인센티브 등의 미끼를 제시하며 빼내가는 식이다. 심지어 한 팀을 송두리째 뽑아가 경쟁기업이 낭패를 보게 만드는 경우도 더러 있다. 기업이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것은 필요하고 당연하지만 경쟁기업의 필수 인력을 빼내가는 식의 비윤리적인 스카우트는 곤란하다. 적어도 기업에는 기업과 국가 발전을 위해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세계 초일류 수준의 선진금융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금융회사별로 복룡봉추(伏龍鳳雛) 같은 금융 전문인력 양성에 진력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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