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대한 감독당국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중소기업대출이 전달에 이어 7조원대의 급증세를 이어갔다. 기업 자금수요가 늘어난데다 모든 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에만 매달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조2,000억원이나 줄어드는 등 다른 부문의 은행 대출은 오히려 줄거나 정체됐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6조8,839억원가량 늘어나 10조원에 육박했던 전달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하지만 지난해 5월 3조5,063억원보다는 두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중소기업대출 증가폭은 사상 최고였던 4월의 7조9,082억원과 비슷한 7조1,459억원으로 급증세가 여전했다. 2개월 연속 7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올 들어서만 무려 29조3,00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조6,000억원보다도 10조원 이상 늘었다. 김남영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기업의 자금수요가 증가했고 은행들이 적극적인 대출 태도를 보이면서 중소기업대출이 전달과 비슷한 규모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기업대출은 2,620억원이 줄어 여전히 은행권에서 자금을 빌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17조356억원으로 한달 새 1조2,000억원이 감소했다. 4월에 191억원이 줄어든 데 이어 두달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두달 연속 감소한 것도 처음이며 월간 감소규모가 1조2,000억원에 달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한은은 “신규 아파트 분양 등에 따른 집단 대출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개별 대출의 순상환이 이뤄졌고 일부 은행의 대출채권을 매각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5월에 각종 기념일이 많았던 탓에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1조4,000억원가량 늘어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840억원 증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