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던질 곳을 찾아서

제10보(148∼157)



야마다가 백48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검토실의 윤현석9단이 빙그레 웃었다. "그냥 던지기는 좀 싱겁다는 얘기지요."(윤현석) 안되는 수인 줄 뻔히 알면서 공연히 한번 미친 척하고 두어 보는 수순이었다. 이런 수를 프로들은 '던질 곳을 찾는 수'라고 한다. 흑49가 회심의 수순이다. 백50은 절대. 계속해서 흑51이 가장 확실한 응수였다. 백52는 가장 현혹적인 흔들기지만 흑53으로 꽉 이어주니 별다른 술책이 보이지 않는다. 원성진은 사이버오로 생중계 사이트에 참고도1의 백1로 내려서는 가상도를 실었다. 이것이면 흑은 2로 젖히게 되고 백은 3으로 바꿔치기를 연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흑4면 우변 일대의 백대마가 전멸한다. 백이 우상귀는 점령하게 되겠지만 그 정도로는 게임이 안될 것이다. 백56은 가장 까다로운 방식의 응수 타진이지만 흑57로 가만히 기어들어가서 그만이다. 야마다는 여기서 돌을 던졌다. 이것으로 강동윤의 2연승이다. "강동윤이 기세를 탔습니다. 이런 기세라면 계속해서 연승 행진을 할 것 같습니다."(윤현석) 확실히 그의 기세는 사납기 짝이 없다. 명인전의 도전권을 획득하고 천원전의 결승 티켓까지 확보하여 이세돌과 10번기를 예약하고 있는 강동윤이다. 무엇보다도 자신감에 차있다. 서반에 일찌감치 흑의 호조가 돋보인 바둑이었다. 참고도2의 백1 이하 흑4가 실전보인데 백이 헤프게 두어 흑에게 실속을 내주어서는 백이 이기기 어려운 바둑이 되었다. 백1로는 A의 자리에 지키는 것이 정수였다. 157수끝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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