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 간 양자대화 날짜가 오는 12월8일로 잡힘에 따라 교착상태에 있는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의 초청을 수락하는 형식으로 다음달 8일 평양을 방문, 양자대화를 갖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단절돼온 북미 대화를 위해 양측이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됐다. 특히 양측은 지난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을 정점으로 도발과 제재카드로 대치해온 만큼 이번 대화가 국면전환의 기회가 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이 대북특사를 평양에 보내는 것은 클린턴 행정부 당시인 1999년 5월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과 2002년 10월 부시 행정부 시절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에 이어 세번째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북미 간 공식 대좌인 이번 대화는 무엇보다 북핵 해결의 다자협의 틀인 6자회담의 재가동 여부를 가늠해보는 시금석의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12월11일 제6차 6자회담 3차 수석대표 회동 이후 기능이 정지된 6자회담이 재가동되느냐, 아니면 새로운 협상 틀로 대체되느냐를 확인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미국 측은 일단 이번 북미 대화를 앞두고 일괄타결안을 부각시키며 북한의 '결단'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그랜드 바겐'에 대해 완전히 의견을 같이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북한에 통첩성 메시지를 보냈다. 다시 말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포괄적인 '인센티브(incentive)'를 받겠지만 핵을 움켜쥐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번 대화가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해낼지는 미지수다. 당장 양국이 이번 대화를 바라보는 근본시각에서부터 차이를 보이고 있어 획기적인 합의점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으로부터 6자회담 복귀 확약을 받아내려는 미국과 실질적 협상무대로 만들어내려는 북한의 속내가 충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