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미국발 악재… 한·중엔 '미풍' 일본엔 '강풍'

●한국·중국, 건전성 튼튼·내수 자신감… 亞서 매력적인 시장 꼽혀

●일본, 미국 증시와 동반 폭락… 향후 추가 조정 가능성


미국 증시 급락과 중국 경제지표 부진 등 주요2개국(G2)발 악재에 한중일 주식시장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미국·유럽 등과 함께 선진시장으로 묶이는 일본 증시는 폭락했지만 최근 지수 동조화현상이 강해진 한국과 중국은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자금이 고평가된 선진국 시장에서 신흥국 시장으로 방향을 틀고 있어 한중일 3국의 증시흐름이 당분간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56%(11.17포인트) 내린 1997.44포인트에 마감하며 하루 만에 2,000선을 내줬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 발표된 중국 수출지표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간밤에 미국 뉴욕증시의 폭락까지 겹치면서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 장 초반 1% 넘게 떨어졌다. 하지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외국인이 매수세를 늘리면서 1,000억원 넘게 순매수로 돌아서며 낙폭을 줄였다.

비록 이날 G2발 악재에 코스피지수가 주춤했지만 최근 글로벌 자금흐름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흐름은 주가가 고평가된 미국과 같은 선진시장에서 빠져나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흐르고 있다. 한마디로 글로벌 투자가들이 '비싼 곳에서 돈을 빼 싼 곳으로 들어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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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은 G2발 악재가 터진 이날 한중일 간 증시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일본 닛케이255지수는 미 뉴욕증시 하락 소식에 전날보다 2.38% 폭락한 1만3,96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과 함께 이미 선진시장으로 묶인 일본은 지난해부터 미국 증시와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높은 주가에 대한 부담감으로 조정될 경우 일본 증시도 함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연초와 견줘 35%가량 높은 수준이다. 미국 증시 향방에 따라 추가적인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지형 한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벌여온 미국과 일본의 증시가 올 1·4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크게 조정을 받는 분위기"라며 "시장의 관심이 경기회복으로 전환된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에 비해 고평가돼 있는 미국과 일본 증시의 조정폭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과 중국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국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

중국은 상하이종합지수가 내수주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수출지표가 부진하더라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외부에서 볼 때는 금융위기설이 나올 만큼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내부적으로는 내수부양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수출지표 부진과 미 뉴욕증시 폭락 속에서도 전날보다 0.22%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내수 위주인 중국과 상황은 다르지만 글로벌 투자가에게는 아시아 신흥국 중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거시건전성이 튼튼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최근 환율이 하락하면서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아시아 신흥국으로 들어오는 글로벌 펀드자금 중 한국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이 이 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은성민 메리츠종금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비교해보면 미국과 일본 등 선진시장은 1.5배 수준인 반면 한국은 1.02배, 중국은 1.27배로 여전히 낮다"며 "지난해 상승폭이 컸던 데 대한 부담감으로 이들 국가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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