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저금리 시대 경제 패러다임 바뀐다] 스마트폰 부품업체 잇단 설비 증설… 정책자금·은행 대출로 업종 전환도

■ 저금리 활용한 기업 사례

저금리 시대는 활용하기에 따라 기업들에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낮은 자금조달 비용을 활용해 설비투자 확대나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과거 10%대 이상의 고금리 시절에는 대출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설비증설을 유보하거나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지식경제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폰 업종의 활황을 등에 업고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설비증설에 나서고 있다. 그중 스마트폰의 핵심부품 가운데 하나인 압력조절밸브(FPCV) 제조업체의 공장증설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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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업체는 최근 전 제조업의 설비투자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FPCV의 생산설비는 1대당 보통 5억~6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업종이 활황이어도 중소업체로서는 쉽게 설비투자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과거 같으면 10%대 이상의 고금리 때문에 설비증설 압박을 받아도 투자를 유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금리가 5%대로 떨어진 최근에는 당초 계획대로 설비증설에 나서고 있다. 김정태 기업은행 반월공단지점장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활황인 업종을 중심으로 당초 세웠던 계획을 추진하는데 저금리가 톡톡히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기관의 정책자금을 지원 받았지만 부족한 자금을 시중은행의 낮은 금리대출 프로그램을 활용해 업종 전환에 나선 기업도 있다. 통신기기 제조업을 운영해오다 최근 LED부품사업으로 업종을 전환하기로 한 A사가 대표적인 케이스. 회사에서 재무회계 담당자로 일하는 K씨는 "종전의 저리인 정책자금 외에 시중은행으로부터의 저리로 대출까지 가능해지면서 자금에 숨통이 틔었다"면서 "저금리 덕에 망설임 없이 고수익 사업구조로 회사를 전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사는 원래 악화된 채산성을 극복하지 못한 채 폐업을 신중하게 고려했다. 그러다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7월 지식경제부가 운영하는 '기업주치의제도'에 기업경영 진단을 의뢰했다. 싼 금리에 자금을 융통할 수만 있다면 업종 전환을 통해 회사가 기사회생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물었다. 컨설팅 결과 A사는 현재 고비용·저효율 사업구조에서 저비용·고수익의 LED부품사업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저리의 정부 정책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데다 일반 시중은행의 금리 역시 낮아 충분히 업종 전환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A사는 업종 전환에 필요한 총 9억원의 자금 가운데 20%가 넘는 2억원을 기업은행에서 저리로 빌렸다. IMF 이전만 해도 금융권의 시설자금 대출금리는 연평균 10%대를 넘었지만 지금은 절반 수준인 5%대를 유지하고 있다. 자금조달 비용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에 돈만 융통할 수 있다면 이자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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