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존 페퍼 `외교정책초점' 연구원은 12일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조만간 붕괴될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남한이 추진하는 점진적 통일방식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퍼 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가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진지하게 협상을 하지 않은 이유는 북한이 조만간 붕괴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동독이나 구소련처럼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붕괴 징후설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보도들이 아니다"며 "여러 정보를 종합해 볼 때 북한 내에 상당한 반대세력이있거나 북한권력 계층 내에 분열이 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시 행정부는 남한이 추진하고 있는 점진적인 통일방식을 지지해야한다"며 개성공단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페퍼 연구원은 "부시 행정부 일각에는 북한과 접촉, 대화하는 것 자체를 현 북한 정권의 생명선을 연장시킨다고 여겨 이를 금기시하는 견해가 존재한다"며 "이 때문에 부시 행정부는 개성공단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성공단사업의 성공여부는 여기서 생산되는 상품이 세계시장에서 판매되느냐에 달려있다"며 "미국이 이들 제품을 남한산으로 인정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지 않음으로써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존 페퍼 연구원은 과거 '미국친우봉사회' (American Friends Service Communities)의 동아시아 담당 공동대표로 활동하면서 북한을 세 차례 다녀왔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