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밀 바사예프와 함께 대표적인 체첸 반군 지도자로 불리는 아슬란 마스하도프 전 체첸 대통령이 8일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고 체첸에서 사망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일랴 샤발킨 북카프카스 러시아군 대변인은 "8일 체첸에서 있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부대의 특별 작전을 통해 체첸 반군 지도자중 1명인 아슬란 마스하도프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샤발킨은 "마스하도프 세력인 일리스하노프, 무르다셰프와 그의 조카인 베스한을 체포했다"면서 "마스하도프는 이들과 함께 지하 벙커에 은신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스하도프의 시체를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니꼴라이 파트루셰프 FSB 국장도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이번 작전에 대해 보고했다.
그는 "국제 테러리스트인 마스하도프를 제거했으며 그의 시신을 FSB가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NTV는 이날 마스하도프가 사망하기 직전, 체첸 반군들이 체첸 행정부 건물을 대상으로 테러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바사예프와 마스하도프의 지시에따라 테러 공격을 감행할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같은 테러를 감행하려던 바사예프 부대 소속 2명과 마스하도프부대 소속 1명 등 3명의 체첸 반군들을 붙잡았다.
마스하도프는 지난 1996년 러시아군이 체첸에서 철수한 뒤 1997년 1월 체첸 대통령에 임명됐다.
임기 초반에는 체첸 독립을 추구하는 세력으로부터 러시아 협상파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1998년 4월 바사예프와 함께 체첸 인근 다게스탄을 침공해 체첸-다게스탄 이슬람 공화국 건설을 시도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하지만 바사예프가 1999년 러시아 아파트 폭파 테러 등을 주도하며 대(對) 러시아 강경론을 고수해온 반면 마스하도프는 온건 노선을 유지해 두 사람간 갈등이 증폭돼왔다.
푸틴 대통령은 바사예프와 마스하도프 모두를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협상 대신 이들에 대한 무력 공격을 시도해왔다.
러시아 당국은 특히 지난해 베슬란 학교 인질사건에 바사예프는 물론 마스하도프도 개입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마스하도프는 지난달 일간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대형 인질사건을 주동한 바사예프를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기겠다고 공언하는 등 자신의 범행을 부인한바 있다.
특히 그는 2월 한달동안 대(對)러시아 공격 중단을 선언했으며 지난주에도 푸틴대통령과 체첸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요구하는 등 온건한 입장을 보여왔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