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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新人脈] 3·4세들 경영전면 나서며 '젊은 바람'

두산건설 박정원 회장·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 등


건설업계에도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건설업은 재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경영으로 손꼽히는 업종이다. 업역의 특성상 풍부한 경험을 가장 큰 자산으로 여기다 보니 경영에서도 상대적으로 연륜을 중시하는 전통 탓이다. 하지만 최근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다. 건설ㆍ부동산 경기침체로 수요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변화의 흐름을 읽는 젊고 신선한 시각이 필요해진 것과 맥을 같이한다. 그동안 회사 안팎에서 경영 수업을 받아온 오너 2ㆍ3세들은 최근 건설ㆍ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변화에 경영 전면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건설을 중심으로 재계 20위권 그룹으로 성장한 대림산업이다. 올해로 창립 72년을 맞은 대림산업은 이달 들어 이재준 창업자의 손자이자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42)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3대 승계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95년 대림사업에 들어와 기획실장, 유화부문 부사장 등을 거쳐 16년 만에 회사의 정점에 올랐다. 이 부회장의 인맥은 화려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경복고 동문이다. 혼맥으로는 LG그룹과 닿아 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여동생인 구훤미 여사의 딸 김선혜씨가 이 부회장의 부인이다.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해창(39) 대림코퍼레이션 전무는 최용권(59) 삼환기업 회장의 장녀 최영윤씨와 결혼했다. 올해로 창립 65년을 맞는 삼환기업 역시 3세 승계를 본격화하고 있다. 창업자인 고(故) 최종환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최용권 회장의 장남인 최제욱(34) 상무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혼인으로 이어진 삼환기업과 대림산업은 건설 1세대 기업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GS건설은 이미 3세 승계를 마무리하고 4세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GS건설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는 허윤홍(32)씨는 허창수(63) GS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허 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회장에게 자금을 대준 허만정 회장의 셋째 아들인 고(故) 허준구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허윤홍 부장은 한영외고를 나와 세인트루이스대 국제경영학, 워싱턴대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GS건설의 허명수(54) 사장은 허창수 회장의 셋째 동생이다. 창업 100년이 넘은 장수 기업인 두산그룹의 대표 건설사인 두산건설 역시 4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박정원(48) 두산건설 회장은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최근 부사장으로 승진한 박태원(42)씨는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박정원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보스턴대에서 경영학석사학위(MBA)를 받았고 박태원 부사장은 연세대 지질학과를 나와 뉴욕대에서 MBA를 받았다. 박정원 회장은 현재 회사 내실 다지기에 매진하고 있으며 박태원 부사장은 두산건설이 플랜트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합병한 메카텍BG를 맡고 있다. 현대건설을 모태로 분가한 범현대가 건설사에서는 2세 경영인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정몽규(48)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999년부터, 정몽원(56) 한라건설 회장은 1990년부터, 정몽열(46)KCC건설 사장은 2005년부터 각각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의 장남, 정몽원 회장은 고 정인영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정몽열 사장은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3남으로 정몽진 KCC 회장의 동생이다.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80학번)과 두산건설 박정원 회장(81학번)은 고려대 경영학과 선후배 사이로 2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대림산업과 같은 뿌리인 풍림산업의 이필웅(67) 회장 역시 이윤형(40) 전무가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충청권 대표건설사인 계룡건설은 지난해 이승찬(35) 총괄부사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이인구 명예회장에 이은 2세 경영체계가 본격화했다. 태영건설은 윤세영 태영그룹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윤석민(46)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고 맹활약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임원은 "2ㆍ3세 경영자들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면서 "건설산업의 급격한 변화와 맞물려 이들이 어떤 경영 능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회사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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