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 대통령­이 대표 ‘협력관계’과시/신한국 경선후 새력학 구도는

◎정치개혁의 지속·퇴임이후까지 염두/“대선 승리위해 화합·결속 필요” 공감김영삼 대통령은 22일 하루 동안에만 이회창 신한국당대표 겸 대통령후보를 세차례나 만났다. 상오 10시 청와대에서 이대표와 단독으로 만나 당선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정국운영방안을 협의했다. 하오 6시에는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당선축하 리셉션에서 다시 만나 2천여 참석자들과 함께 이대표의 후보당선을 축하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7시 30분부터 청와대에서 이대표와 단독 만찬을 가졌다. 이에앞서 아침에는 조홍래정무수석을 구기동 이대표자택에 보내 난 화분과 함께 축하의 말을 전하게 했다. 김대통령이 사실상 자신의 이날 하루일정 전체를 이대표에게 할애한 것이다. 이같은 이례적인 모습은 앞으로 정국운영 내지 국정운영에서 김대통령과 이대표가 형성할 역학관계에 상당한 시사를 주고 있다. 일단은 김대통령과 이후보간 물샐틈 없는 공조와 협력의 모습을 대내외에 과시한 효과를 거두었다. 실제로 두사람은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더욱이 김대통령은 자신이 후보시절 당시 노태우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가 안겨주었던 좋지 않은 기억을 상기하며 「역지사지」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대통령이 현재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정치개혁 작업의 완성과 퇴임전과 퇴임후까지 적절한 정치적 영향력 유지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이후보가 경쟁자간의 승리자라면 김대통령은 경선전체의 승리자』라고 말했다. 경선에서 중립을 지키며 사상초유의 완전경선을 연출한 공적을 김대통령에게 돌리는 말이다. 청와대는 경선후에도 김대통령의 정치적 역할이 많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고위관계자는 『이대표도 당을 이끌고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세력결집 없이는 힘들 것』이라며 『민주계 대다수 사람들과의 화합과 결속을 위해 이제부터 진짜 김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5년간 신뢰와 갈등을 반복하며 김대통령과 이별과 재회를 거듭해온 이대표로서도 일단은 대권쟁취를 위해 김대통령의 협조와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DJP」연합 등에 대비하고 일각에서 거론되는 경선탈락자들의 탈당과 보수대연합설을 효과적으로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이대표는 김대통령의 정치적 역량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그러나 두사람간의 갈등이 언제 다시 재연될지는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 두사람 모두 각각 강하고 독특한 성격과 정치적 성향을 가졌기 때문에 권력공백기를 맞아 어떤 갈등양상이 벌어질지 예측불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권력의 무게중심은 하루가 다르게 이대표측으로 옮겨갈 것이란 사실이다. 이회창 후보가 탄생한 다음날 아침 청와대 인사들도 김대통령을 「지는 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았다. 「뜨는 해 이회창」을 인정한 셈이다. 청와대측은 『김대통령은 당내 갈등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후 당체제가 어느 정도 화합체제가 됐다고 판단되는 시기에 총재직을 후보에게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시기는 9월내지 10월로 예상된다.<우원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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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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