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자동차산업에 종사하는 생산직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크게 줄면서 임금수준도 대폭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기침체→판매부진→공장가동률 하락의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특근이나 잔업 등 초과시간근로의 감소가 두드러져 자동차산업과 일반 제조업간 초과근로시간 비중의 역전현상이 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나타났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에 종사하는 생산직 근로자들의 월평균 근로시간은 172.6시간으로 지난해보다 16.8%가 줄었다. 이는 다른 제조업의 평균 감소폭 6.9%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일한 시간에서 초과근로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11.5%로 지난해보다 8.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동안 다른 제조업에서는 3.5%포인트 감소에 그쳐 14.9%를 유지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들어선 후 자동차 산업의 침체가 다른 산업보다 휠씬 심각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생산직의 급여수준 및 급여종류별 금액에도 큰 변동이 일어났다. 올 상반기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보다 14.8%가 줄어든 124만3,000원으로 조사됐다. 급여종류별로는 정액급여는 오히려 증가했으나 초과급여(초과근무수당 등)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특별급여(특별상여금 등)나 23.8%가 감소했다.
정용선(鄭容善) 기아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은 전세계적인 추세지만 국내 상황은 단기간에 급작스런 변동이 생겼다는 게 문제』라며 『임금이 줄어도 여가시간이 늘어나야 생산성에 문제가 없는데 현상황은 모두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박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