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신용경색 고려한 신중한 선택
금통위, 콜금리 유지배경
최근 실물경제활동의 둔화로 경기부양을 위한 콜금리 인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관심을 모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결국 콜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공공요금 인상등 물가상승 요인이 남아 있는데다 신용경색이 이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콜금리를 인하해도 경기부양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와 경기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어느 한쪽으로 의사결정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중한 입장에서 경제상황을 좀 더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 총재는 그러나 "신축적인 유동성 공급과 함께 향후에는 경기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신축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해, 이르면 다음달 중 콜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전 총재는 올 통화신용정책과 관련, "금년 중 물가안정목표(근원인플레이션 기준 3?1%) 를 달성하고 내년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중기목표(2.5%) 수준으로 조속히 안정될 수 있도록 물가안정기반을 다지는데 우선순위를 두되, 금융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콜금리 유지 배경= 전 총재는 첫번째 이유로 물가상승 요인을 들었다. 그동안의 환율상승에다 이달 중 의료보험수가등 공공요금 인상, 항공료 및 사립대 등록금등 개인서비스 요금도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어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 현재의 콜금리 수준이 실물경제 활성화를 뒷받침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지 않다는 인식도 배경에 깔려 있다.
그동안 빠른 경기상승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불안지속으로 콜금리를 낮은 수준에서 유지, 현재의 콜금리 수준은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을 당시의 최저 콜금리(4.75%)보다 0.5%포인트 높은데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전 총재는 그러나 재경부와 시장으로부터 금리인하 압력을 받아 온 것을 의식, "기업자금 경색이 완화될 수 있도록 유동성을 신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향후 경기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신축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내달 콜금리 인하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
◇올해 통화신용정책 방향= 물가안정기반을 다지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전 총재는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경기동향과 금융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신축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우선 통화정책의 운용목표로서 단기금리(콜금리)를 계속 활용하고, 통화(M3)는 지난해와 같이 중간목표로 관리하기 보다는 감시지표로 활용, 6~10%에서 운용하기로 했다.
전 총재는 이와 관련 "금년에는 환율이 물가상승 요인으로 반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공요금이 인상되고 개인서비스 요금도 오를 것으로 예상돼, 상반기 중에슨 물가안정 목표의 상한선인 4%를 일시적으로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총재는 그러나 "하반기 중에는 경기둔화의 영향, 지난해 하반기 중의 고유가 및 공공요금 집중인상에 따른 반사효과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내외로 다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