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레고 사단' 한국군에도 가능할까

美 효율성 극대화 모듈식 부대 운영

감군 예정 韓도 후방지역 운영 검토

주한 미 2사단에 배속될 M1A1 에이브럼스 전차 부대. /사진=미 국립문서관리청 홈페이지

'동두천 주둔 미 제1기갑전투여단 해체.'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지난주 승인한 미 육군 병력 운용계획이다. 기존 부대를 해체하고 그 자리에 미 본토의 텍사스주에 주둔하는 제1기병사단 예하 2기갑전투여단이 들어오는 순환과 교체 개념이지만 한국인들에게는 낯설다. 부대를 해체하는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수시로 부대를 해체하고 재창설하는 미군과 한국군이 다른 점은 또 있다. 예를 들어 26기계화보병사단이면 그 밑에 73·75·76여단, 각 여단 예하에는 1·2·3대대 식으로 편성되는 한국군과 달리 미군은 적어도 일률적으로 편성되지 않는다. 주한미군 2보병사단은 기갑전투여단·항공여단·포병대와 원소속은 워싱턴주에 사단사령부가 위치한 7보병사단 예하 제2·제3 스트라이커여단으로 구성된다. 각 여단들도 마찬가지다. 2사단의 주요 화력으로 평택기지 이전 이후에도 동두천에 잔류하기로 결정된 210화력여단은 1·2·3대대가 아니라 각각 미 본토 워싱턴주에 주둔하는 37야전포병연대의 6대대와 38야전포병연대의 1대대 등 다련장 로켓 2개 대대와 155㎜곡사포를 운영하는 15야전포병대대의 1대대가 주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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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장난감 블록인 레고를 조립하듯 각기 다른 부대의 예하 부대를 모아서 사단을 이루는 '편조(編組) 방식'은 줄어드는 병력으로 글로벌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미군이 약 10여년 전부터 추진해온 부대운영 방식이다. 적은 인력으로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군도 미군의 편조 개념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일 이후 안보환경이 바뀔 수 있는데다 현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지금과 같은 규모의 병력을 언제까지나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육군 병력 감축에 따라 해안가 등 후방지역에 대한 감시와 경계를 맡을 인력이 부족해질 경우에 대비해 미군의 편조 방식이 준용돼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후방사단을 줄이되 기동화하고 필요에 따라 일정 단위의 부대를 단순 배속 이상의 개념으로 받아들여 운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부대 장비와 인원뿐 아니라 운용까지 철저하게 기계화가 선행돼야 하고 어느 조건에서나 동일한 군수지원이 필요하다. 미군의 경우 부대가 교체할 때마다 장비는 그대로 두고 병력만 바뀌는 방식이지만 한국군의 경우 해외 파병부대 이외에는 편조 경험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레고 사단' 또는 모듈화 부대 운용은 군구조 개편과도 맞물려 선택지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매뉴얼에 의거한 부대 운용은 각종 인사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병영문화 개선 효과까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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