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외국인투자 줄어들 것" 69%… 최우선 과제 "금융시장 안정"

[北 '김정은 시대'] ■ 본지·현대경제硏 '김정일 사망 경제영향' 기업 긴급 설문<br>北 권력구도 변화등으로 外人 투자심리 위축 우려<br>실물부문 영향 거의 없어 국내기업 해외투자는 75%가 "변동없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주요 대기업들에 우려되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코리아 리스크'였다. 서울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긴급 설문조사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은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불안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정부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가장 우선적으로 펼쳐야 할 정책으로 금융시장 안정을 꼽았다. 또 기업들은 북한의 권력체제 변화가 국내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의 한국 투자 감소한다는 의견이 대세=주요 대기업들은 김 위원장 사망으로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가 다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율이 67.7%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 악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또 변동 없다고 대답한 비율은 29.2%, 다소 증가하거나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1.5%에 그쳤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가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한 것은 외국인들이 김 위원장 사망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김 위원장 사망으로 북한 체제 변화나 돌발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 파란 눈의 외국인에게는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리스크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북한의 권력이동이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 경제와 한국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쳐 투자환경이 급격히 변동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국내 기업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금융시장 불안을 가장 우려=설문에 참여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에는 김 위원장 사망 이후 국내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정일 사망 이후 가장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으로 주요 기업의 97%가 '외국인 투자'와 '환율' '주식시장'을 꼽아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설문 응답자의 과반수에 이르는 46.2%가 외국인 투자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환율이 가장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30.8%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주식시장이라고 보는 비율도 20.0%를 나타냈다. 반면 실물 부문에서는 내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3.1%에 그쳤으며 금리와 부동산가격ㆍ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답한 기업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체제 변화가 국내 경제에 실질적으로 작용하기보다는 경제주체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쳐 결국에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것을 기업들이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은 외부에서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기업들이 우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에는 영향 없다=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에는 미미한 영향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다수의 기업들은 응답했다. '김 위원장 사망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전체의 75.4%가 '변동 없다'로 답변했기 때문이다. 다만 '다소 증가할 것(13.8%)'이라는 의견과 '다소 감소할 것(10.8%)'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처럼 김 위원장 사망이 해외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은 이번 사건이 기업들의 실질적인 기업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데 대한 확신 차원으로 당초 우려와 달리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탄탄해졌음 반증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코리안 리스크 개선해야"=응답 기업들은 정부가 지금 당장 펼쳐야 할 정책으로 금융시장 안정과 외국인 투자 심리 개선을 제시했다. 국내 기업들이 북한의 변화에 크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 경제는 실제 현상보다 불필요하게 증폭될 수 있는 만큼 금융시장 안정과 외국인 투자심리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번 설문에서 정부가 취해야 할 정책으로 '금융시장 안정'이 전체 응답 기업의 절반인 49.2%에 달한 데 이어 '외국인 투자심리 안정'이 43.1%를 기록했다. 전체 응답자의 90% 이상이 외국인과 금융시장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문 부문에서 투자의욕 촉진(4.6%)과 물가관리(3.1%) 등에 대한 응답도 나왔다. 더욱이 내수부양과 수출관리, 투자의욕 촉진, 실업률 관리, 전략물자 비축 등의 실물대책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한 군데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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