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회 법조 개혁, 하루만에 난기류

여야 원내대표 "반대"…정치권 '법조 손보기'-'친정 감싸기' 논란<br>"사개특위 6인소위 위주 논의 내용 미흡…일방 발표도 문제"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제도개혁특위회의에 앞서 이주영(가운데) 위원장이 주성영(왼쪽) 한나라당, 김동철 민주당 간사와 협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국회의 법조개혁안이 정치권의 자중지란으로 발표된 지 불과 하루 만에 난기류에 빠졌다. 여야 지도부는 11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주도해 전날 발표한 법조개혁안의 내용과 방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일부 여야 의원들은 이날 열린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개혁안에 반발해 제동을 걸기도 했다. 국회와 법조가 법조개혁안을 놓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정치권이 마련한 개혁안에 대해 정치권 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와 개혁안 추진이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표면적인 현상 뒤에는 법조계에 불신을 가진 의원들과 검사ㆍ판사 출신 의원들 간의 대립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이 '청목회' 수사 등으로 정치권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보는 강경파 의원들의 '법조 손보기'와 일부 의원들이 법조개혁을 명분 삼아 법조계를 감정적으로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법조인 출신 중심의 보수파 의원들의 '친정 감싸기' 대립의 결과라는 해석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국회 사개특위의 6인소위가 전날 마련한 개혁안에 대해 이날 일제히 반대의 뜻을 밝혔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중요한 법안인 만큼 앞으로 공청회와 여러 번에 걸친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 수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개특위 6인소위를 향해 "6인소위가 안을 만들어 1차로 사개특위에 보고하고 난 뒤 발표해야지, 별도로 발표한 데 불만을 가진 사개특위 위원도 많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는 6인이 논의한 내용이고 민주당의 확정된 안이 아니다"라며 "내용 면에서 미흡하지만 절차 면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시각 열린 사개특위에서는 6인소위를 주도한 이주영 위원장을 향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6인소위가 아니었던 박민식 의원은 "내가 핫바지였구나 하는 느낌이었다"면서 "6인특위의 활동에 의구심을 갖고 있으며 특정한 한두 사람이 나눠 먹기 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여상규 의원은 6인소위의 법조개혁안에 대해 "청목회 수사를 막기 위해서라는 쓸데없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국회가 법원ㆍ검찰을 손보기 위해 나선 것 아니냐고 한다"고 되물었다. 6인소위는 사개특위가 개혁안 도출에 진전이 없자 만들어졌다. 이 위원장과 여야간사인 한나라당 주성영ㆍ민주당 김동철 의원을 비롯해 기존 소위의 대표인 한나라당 홍일표, 민주당 박주선 의원, 비교섭단체인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이 속해 있다. 그동안 회의는 세 번 했는데 속기록도 남기지 않았고 법조계 파견직원은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6인소위의 한 의원은 "주로 위원장과 여야 간사 위주로 진행했으며 마지막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개혁안 발표내용과 발표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6인소위의 활동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듣는 이유다. . 반면 17대 국회에 이어 18대 국회에서도 율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법조개혁을 막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러한 생각에 공감하는 사개특위 민주당 의원들은 6인소위 안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양승조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계속 논의했으나 한 발짝도 진전이 안 됐는데 다행스럽게 6인소위에서 엄청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유선호 의원도 "우리 당에서 거의 폭발적인 반대를 하지만 국민과 함께하는 법원과 검찰개혁이 검찰의 반발로 아무것도 이뤄질 수 없는 위기에서 이 합의를 평가한다"고 거들었다. 사개특위 관계자는 "6인소위를 비판하는 의원 대부분이 사개특위에 제대로 출석조차 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서 "여당 의원들의 친정 감싸기가 지나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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