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돈관리 학교교육' 팔걷어

"청소년 파산·카드 빚 줄이자"<br>州마다 개인·재정교육 관련 법안 잇달아<br>기업도 10대용 교재·커리큘럼 개발 적극나서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청소년들의 ‘돈 관리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 경제가 호황을 구가하는 가운데 덩달아 젊은이들의 파산신청이 급증하는 등 돈 관리에 허점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순저축률은 지난 33년 이후 72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전년도에 비해 무려 30% 이상 증가했다. 실제 25세 이하의 젊은 층의 파산신청이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18세부터 24세까지의 카드 빚은 지난 10년간 1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청소년들이 자라나 미국 경제를 책임질 주인공이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조기 경제교육은 미국의 장래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투자인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 한해 각주(州)의 의원들은 자신의 주 소속 공립학교에서 개인 재정교육을 받도록 하는 법안과 결의안 75개 이상을 새로 만들었다. 이는 2004년 30개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사우스다코타주의 경우 올해부터 개인재정 과목을 이수해야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조지아주는 2007년부터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법과 건강보험을 선택하는 법, 세금을 계산하는 방법 등을 고등학교에서 직접 가르치기로 했다. 미 정부와 기업들이 이를 위해 돈 관리 법을 가르칠 만한 권위 있고 믿을 만한 재정교육 교재 만들기에 들어갔다. 특히 실물경제를 잘 아는 기업들이 직접 10대 수준에 맞는 교재 및 커리큘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웰스파고은행 교재는 자본 이익, 주식 배당, 모기지 등 학생이 스스로 돈과 관련된 결정을 내리도록 하기 위한 여러 문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비자카드는 미 프로축구협회(NFL)의 협조를 받아 제작한 ‘파이낸셜 풋볼’이라는 컴퓨터 게임식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돈관리 교육을 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온라인 저축 교재는 모자를 쓰고 가운을 입은 올빼미 캐릭터가 학생들을 가르친다. 메릴린치의 에디 메이야델 사회봉사팀장은 “우리가 돕는 아이들이 자라서 20년 후 메릴린치 고객이 되지 않겠느냐”며 “우리는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기업이 만든 교육 도구가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비영리 기관인 전미경제교육협의회의 로버트 듀발은 “교육과제에 기업들의 로고가 담겨 있다면 교사들이 의심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는 개인 재정에 대한 교육과정을 개발하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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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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