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름값 파괴 선봉 '독립주유소' 바람

일반적으로 정유사 계열 주유소보다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30원 정도 저렴해 품질만 믿을 수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반가운 현상이다. 반면 주유소를 직접 통제할 수 없게되는 정유업계는 유통질서 문란을 우려하고 있다.10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 97년 말 전국적으로 8개에 불과했던 독립 주유소가 지난해 말 100개로 불어난 데 이어 지난 6월 말 2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도 『전국 1만여개 주유소 중 특정 정유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 주유소로 전환하려는 사례가 많다』며 『자체적으로 집계한 결과 전체 주유소의 3%인 300여개가 이미 독립체제 전환을 끝냈다』고 밝혔다. 독립 주유소란 특정 정유사를 표시하는 폴(POLE)를 달지않는 주유소를 말한다. 대부분의 주유소가 특정 정유사의 자금지원을 받아 설립된 탓에 유무형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가격도 통제받는데 비해 독립 주유소들은 석유류를 싸게 공급하겠다는 정유사 또는 석유수입상들과 자유롭게 거래한다. 정유사간 경쟁을 부추기기 때문에 싸게 석유류를 살 수 있고 그만큼 소비자 가격도 저렴해진다. 서울 삼성동의 한 독립 주유소는 SK㈜·LG칼텍스정유·현대정유·쌍용정유 등 국내 4대 정유사 표시가 한꺼번에 걸려있다. 매일 각 정유사와 석유수입상의 가격을 비교, 가장 싸게 구입해 판매하며 제품출처를 고시, 신뢰도를 높이려는 노력도 한다. 이같은 독립 주유소들은 정유사와 주유소간에 어음거래가 일반적인데 비해 현금거래가 대부분이다. 구입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정유사들은 반갑지 않다는 분위기다. 우선 독립 주유소에 공급되는 석유류가 정유사의 직접판매 물량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실제로는 중개상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팔려나가야할 물량이 주유소로 흘러들어오는 불법사례가 많다는 것. 아무래도 정유사 계열보다 품질관리가 취약해 불량휘발유를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정유사들이 제기하는 문제들 중 하나다. 이에 따라 무작정 계열 주유소 늘리기에만 매달리던 정유사들의 자세도 달라지고있다. LG정유 관계자는 『경영난이 심각한 부실 주유소는 대부분 각종 불법의 유혹에 취약하다』며 『이들을 선별, 계열 주유소 자격을 박탈하고있다』고 밝혔다. 대신 경쟁력 있는 주유소를 대상으로 다양한 컨설팅을 실시, 충분히 지원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게 최근 추세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손동영기자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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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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