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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삼성' 창조에 시선집중
[삼성 최대 임원 승진인사] 이재용 부사장·최지성 사장 '투 톱'17년이라는 '세월의 벽' 극복많은 만남 통해 이해·신뢰 쌓아
이종배기자 ljb@sed.co.kr
지난 2007년 1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행사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는 국내 취재인 앞에 깜짝 등장했다. 이 상무를 언론 앞에 소개한 사람은 당시 최지성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이다.
이후부터 이재용 시대로 대변되는 '뉴 삼성'을 이끌 주인공으로 최 사장이 줄곧 거론됐다. 최 사장은 이 부사장을 항상 지근거리에서 동행해왔고 15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 부사장과 최 사장은 새로운 '투톱'으로 화려하게 부상했다.
최 사장은 기라성 같은 삼성전자의 스타 최고경영자(CEO)의 틈바구니에서 차근히 실력을 쌓으며 최고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삼성물산에서 신발 판매부터 시작해 D램 반도체를 판매하는 등 디지털 보부상으로 불리며 삼성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했다. 난공불락이었던 유럽시장을 개척한 사람 중 한명이 바로 최 사장이기도 하다.
그는 9월 IFA 2009 행사 때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더 일하고 싶다.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말로 삼성의 행진은 지속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금도 밤 늦게 e메일을 수시로 확인하는 등 환갑에 가까운 나이에도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이 부사장은 1991년 삼성전자 부장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 후 상무ㆍ전무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18년 만에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하는 부사장 직급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다른 그룹 후계자처럼 초고속 승진은 없었다. 당초 이번 인사에서 사장 승진도 예상됐으나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한단계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캘거리 기능올림픽 때 이 부사장은 "훌륭한 선배(경영진)를 많이 만나서 이 자리에 오르게 됐다"며 "삼성 경영자들은 기업에 헌신하고 충성심이 강하고 현명하다"고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직접 표현하기도 했다.
1968년생인 이 부사장과 1951년생인 최 사장은 함께 근무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부사장과 최 사장은 공식, 비공식 만남을 통해 경영현안 등을 논의하며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실제 각종 전시회, 해외출장 등을 다닐 때 이 부사장과 최 사장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쌓아왔다.
전자 총괄로 발령이 나고 첫번째로 열린 16일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최 사장은 별 다른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괄 수장으로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특별 메시지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밝은 표정을 지으며 회의장을 찾았다.
이건희 전 회장의 괄목할 만한 실적 이면에는 이기태 전 부회장, 황창규 전 사장 등 스타 CEO들이 한몫을 했다. '이재용 시대'에는 그 자리를 최 사장이 사실상 거의 단독으로 맡게 되는 셈이다.
이 부사장과 최 사장 간에는 17년이라는 세월의 벽이 자리잡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사장과 최 사장이라는 뉴 투 톱이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고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어떻게 열지, 또 삼성의 또 다른 신화를 창조할지 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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