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반도체담합 거액벌금 징수 배경· 전망

삼성전자 '충당금 기적립, 불확실성 제거'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D램 가격담합 혐의에 대해3억달러(약 3천억원)를 납부키로 합의함에 따라 수년간 끌어온 `반도체업계의 D램가담합 사건'이 사실상 일단락됐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이미 이번 3분기까지 충당금으로 모두 적립, 경영에는영향이 없고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충당급 적립으로 삼성전자의 3분기 순이익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며 불공정 행위 인정에 따라 정도.윤리 경영을 강조해온 대외이미지 및 신뢰도 타격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D램가 담합 사건 일단락' = 1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D램 칩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 벌금으로 3억 달러를 내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벌금 규모는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미 법무부가 추징한 벌금으로는최고액수이며 불공정거래 관련 벌금으로는 미 역사상 두번째로 많은 액수이다. 문제의 사건은 2001년 상반기 세계 D램 시장의 공급초과와 PC시장 경기둔화로 D램 업체들의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되며 일본 NEC가 D램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구조조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던 무렵에 벌어졌다. 급락하던 D램 값은 2001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넉 달 동안 128메가 제품이4배로 오른데 이어 2002년 6월부터 9월까지는 128메가 DDR 가격이 2배로 급상승, 세계 D램업체들을 구원했으나 미 법무부는 2002년부터 이같은 가격 급등에 업체간 `담합'이 작용했다는 단서를 잡고 조사에 착수했다. 2002년 기준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2.1%로 가장 높고 마이크론과 인피니온이 각각 18.0%와 12.9%, 하이닉스가 12.7%였다. 2003년말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인피니온 등 3개사가 가격을 담합했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사실상 사면을 받았고 이후 인피니온이 지난해 9월 1억6천만 달러, 하이닉스가 올해 4월 1억8천500만 달러의 벌금을 각각 물었다. 이어 삼성전자가 이번에 혐의를 시인, 벌금으로 징수하기로 함에 따라 D램 가격담합 사건은 3년여만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게 됐다. ◇삼성에 악재?..삼성 `영향 없을 것' = 삼성전자는 이번 거액 벌금에 대해 미국 현지 반도체법인(SSI)이 작년 4분기에 1억달러의 충당금을 쌓은데 이어 올해 3분기에 추가로 2억 달러를 충당, 이미 충당금으로 해결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추가 충당금 2억달러 부분은 3분기 실적에서 지분법 평가손에 따른 영업외비용으로 반영, 순이익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분기 순이익은 일부 영향을 받았겠지만 일회성인만큼 전체적인 경영에는 영향이 없다"며 "오히려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미 법무국과 협상을 타결, 벌금을 징수키로 한 것은 조기에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오히려 이익이 된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풀이된다. 이미 마이크론, 인피니온, 하이닉스 등 나머지 업체들이 담합 혐의를 인정한 상태에서 삼성이 계속 버틸 경우 현지 이미지 악화 등 부작용이 예상되는데다 소송 계류 등으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투명.윤리경영을 강조해온 삼성으로서는 비록 몇 년전 사건이라하더라도 불공정 행위가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대외 이미지나 신뢰성에는 어느 정도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3억달러 벌금 합의는 미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지만 이 사건과 관련된 삼성 직원 7명에 대한 형사책임은 면제되지 않는다고 미 법무부는 덧붙였다. 삼성측은 이들 직원의 신원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나 이들 직원에 대해 별도 범죄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독일인 3명을 포함한 인피니온사 직원 4명도 이 사건과 관련해 미국에서 실형을받고 복역한 바 있다. 삼성전자측은 "미국 정부와의 협상 타결의 일환으로 벌금 부과에 합의한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 지속적인 임직원 교육을 통해 삼성이 추구하는 정도 경영을 실천하겠다"며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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