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최근 입찰을 통해 매각한 뚝섬 상업용지의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3천만을 훌쩍 넘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아울러 서울시가 과열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상업용지를 경쟁입찰에 부쳐 과열을 부추겼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 뚝섬 주상복합 분양가 3천만원대 전망 = 서울시는 지난 17일 공개입찰을 통해 뚝섬 상업용지 1, 3, 4구역을 ▲1구역(5천292평) 노모씨 2천998억원(평당 5천665만원) ▲3구역(5천507평) 대림산업, 3천824억원(평당 6천943만원) ▲4구역(5천742평)P&D홀딩스, 4천440억원(평당 7천732만원)에 각각 매각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서 낙찰받은 이들은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평당 3천만원 안팎의 분양가를 염두에 두고 사업계획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분양가는 지난 4월 분양한 파크타워(평당 2천200만원)를 뛰어넘는 사상최고 분양가다.
4구역을 낙찰받은 P&D홀딩스 관계자는 "아직 설계도 안된 상황에서 분양가를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강남 주요 아파트의 시세가 평당 3천만원을 웃도는 것을 감안하면 그 정도는 돼야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3구역을 낙찰받은 대림산업 관계자도 "일단 사업계획상으로는 최고 평당 2천900만원 정도를 염두에 뒀지만 분양가가 어떻게 정해질 지는 가봐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평당 3천만원은 물론 4천만원대에 분양될 가능성도 제기하고있다.
입찰에 참여했다 탈락한 한 대형건설업체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고급으로 시공할 경우, 땅값과 용적률(400-600%), 건축비와 등을 고려해 계산하면 평당 4천만원이상이 돼야 적정 수준의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상복합 분양은 이르면 연말께 진행될 예정이다.
◆ 집값 불안, 이번엔 서울시가 부추기나 =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주변 집값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최근에도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판교 주변은 물론 울산, 광주, 대전 등 지방 대도시도 드러난 것처럼 높은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이번에는 뚝섬발 집값 불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워낙 분양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인근 대형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 집값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지난 2월 이들 3구역에 대해 매각을 시도했지만 업체들의 과열 경쟁으로 입찰을 연기했던 서울시가 이번에 재매각에 나서면서 내정가를 대폭 높여 땅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차 매각 당시 매각 내정가는 1구역 832억원, 3구역 1천503억원, 4구역이 1천435억원이었지만 이번에 입찰을 하면서는 1구역 1천381억원, 3구역 2천57억원, 4구역1천832억원 등으로 매겨져 내정가가 평균 40% 올랐다.
또 강남권 집값이 폭등하면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와중에 입찰을 진행해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경쟁입찰 방식으로는 과열이 불가피한 이상 SH공사(옛 서울도시개발공사)를 통한 개발을 택하는 게 현명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뚝섬 상업용지는 지방재정법시행령상 일반 경쟁입찰외 방법으로는 매각할 수 없으며 내정가 상승은 최근의 땅값 상승 영향을 반영한 것"이라며 "주상복합 물량도 1천가구 안팎이어서 주변 집값을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