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혼수가전 트렌드 바뀐다

커피머신·와인셀러등 인기품목 부상<br>기본 살림살이 갖춘 빌트인 아파트 늘어<br>TV·냉장고·세탁기등은 중요도 떨어져


로봇청소기 '룸바'

와인냉장고 '와인셀러'

루펜리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지난달 결혼식을 올린 새내기 주부 박영신(27)씨는 남편이 좋아하는 벽걸이TV를 제외한 양문형냉장고, 드럼세탁기, 에어컨 등 전통적인 혼수가전 대부분을 할인점 전시상품으로 20%싸게 구입했다. 대신 절약한 돈으로는 200만원짜리 이태리산 ‘세코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했다. 혼수가전 시장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TV, 냉장고, 세탁기, 가스레인지 등 필수 품목으로 꼽히는 전통 혼수 가전의 중요도는 점점 떨어지는 대신 커피머신, 와인셀러, 게임기 등 취미가전과 로봇청소기, 음식물쓰레기처리기 등 도우미가전 및 편의가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주방에 세탁기, 가스레인지, 가스오븐 등 살림살이를 빌트인(Built-in)으로 내장한 아파트가 늘어난 데다,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기본적인 가전을 갖춘 오피스텔에서 신접살림을 꾸미는 신혼 부부들이 많아지면서 이 같은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취미생활과 여가를 강조하는 신세대부부들이 증가하면서 커피머신, 와인셀러, 게임기 등에 거액을 투자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것. 고태원 현대백화점 가전담당 바이어는 “드롱기, 유라, 세코 등 이태리ㆍ스위스산 커피머신은 50인치 PDP TV에 맞먹는 200만원대의 고가이지만 커피를 마시며 독서를 즐기는 등 취미를 공유하려는 부부들이 많아지면서 최근 최고급 커피머신 구입은 예비 신혼부부들의 ‘로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CJ홈쇼핑에서는 혼수시즌인 올 9월 ‘커피머신’ 매출이 전년동기 보다 45%나 급증했으며, 옥션(33%), G마켓(100%) 등 온라인몰에서도 대박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혼수품 가운데 커피머신의 인기가 높아지자 오는 29일 ‘드롱기 에스프레소머신’(15만9,000원)을 론칭하기로 결정했다. 와인을 마시거나 게임을 하는 등 취미생활을 중시하는 신세대부부들이 많아지면서 CJ홈쇼핑에서는 와인 고유의 맛과 향을 살려주는 ‘와인셀러’와 게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25%, 15% 증가했다. G마켓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2’ 등 게임기가 혼수 품목으로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맞벌이부부 증가에 따라 가사일을 도와주는 신개념의 편의가전을 구입하는 것도 혼수 구매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방과 방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 청소를 하고 밧데리 충전까지도 알아서 하는 로봇청소기가 필수 혼수 대열에 합류하면서 지난달 아이로봇의 ‘로봇청소기 룸바’ 판매량은 전년대비 30%가량 급증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의 경우 일반청소기 매출은 20% 줄었지만 로봇청소기 매출은 20%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최근에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도 혼수 품목으로 급부상 중이다. CJ홈쇼핑에서는 음식물쓰레기처리기 매출이 전년대비 110%나 늘면서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G마켓에서는 ‘루펜리’가 출시 한 달 만에 주간 200%씩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기존의 ‘가스오븐’ 대신 원적외선이 발생해 최대 3배까지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광파오븐’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데스크톱’ 대신 ‘노트북’을, 값비싼 ‘오디오’ 대신 MP3와 연결해 쓸 수 있는 ‘아이팟 스피커’ 등 실속형 가전을 구입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또 음파진동 방식의 ‘브라운 프로소닉 면도기’, ‘오랄비 트라이엄프 인공지능 전동칫솔’ 등 웰빙 가전도 인기 혼수품목으로 떠올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