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한수 이남 도시가스 공급 업체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경동도시가스㈜의 CEO에 30대 후반의 송재호(38) 사장이 전격 취임하자 지역 경제계는 한결같이 ‘엄청난 파격 인사’ 라는 반응이었다. 기대 반, 우려 반이던 지역 경제계의 평가는 송 사장 취임 몇 개월만에 당시 우려가 기우였다는 듯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다. 송 사장은 취임 이후 줄곧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사내 인재양성만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서는 가스공급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송 사장은 이를 위해 “가스공급 산업의 한계를 뛰어 넘는 경영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송 사장의 획기적인 개혁 드라이브로 경동도시가스는 정체된 기업 조직과 경영스타일이 눈에 띠는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사장이 추진중인 개혁의 가장 큰 밑그림은 ‘인재양성’이다. 송 사장은 “가스공급사업은 지역적 독점체제로 운영되는 탓에 자칫하면 인재양성 부문을 소홀히 할 수 있다”며 “거꾸로 타 업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는 단순하게 가스만 공급하는 체제에서 벗어나 미래 비전을 세우고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라며 “인재양성에 최대 역점을 두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송 사장은 최근 취임식에서 전 직원들에게 “지난 30년이 성장의 기간이었다면 지금 이순간부터는 제2의 도약을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송사장은 “최근 설립한 태양광 모듈화 업체인 ‘경동솔라’를 주축으로 연관 다각화를 이룬 뒤 IT 및 유비쿼터스를 접목한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컨설턴트 출신의 송 사장은 지난 2003년말 기획담당 이사로 입사한 뒤 1년여 동안 지켜본 가스공급업에 대해 “안정적인 사업이지만 향후 급격한 시장변화에는 저항력이 매우 약한 체제”라고 진단했다. 송 사장의 이 같은 분석은 최근 산업용에 대한 가스공급 사업이 경쟁체제에 돌입하는 등 독점적 지위가 무너지고 있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데 큰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실제 국내에는 총 32개의 지역 가스공급업체가 해당 지역에 독점적인 사업권을 누리고 있다. 특히 경동은 울산광역시 전역과 인근 경남의 양산지역까지 커버해 경인 4개사를 제외한 지방업체 중 매출 1위 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산업용에 대한 공급 독점권 폐지로 점차 산업수도인 울산 시장을 공략하려는 타 지역 업체들의 만만찮은 도전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송 사장이 사내 경영혁신 선포와 함께 ‘제2의 도약’을 적극 외치는 것도 이 같은 시장 변화를 어떻게든 타개해 나가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송 사장 취임 이후 경동도시가스는 ‘젊은 경동’에 거는 기대감으로 새로운 활기가 솟아나고 있다. 새로운 출발과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다. 송 사장은 “경영혁신이나 신사업 창출 등 모든 일이 기존 방식과 사고의 틀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며 “강력한 도전에 맞서 이기는 진정한 ‘젊은 CEO’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