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13은 기세상 당연하다. 사이버오로의 생중계 해설을 맡은 김주호7단은 백14로 즉시 22의 자리에 걸칠 것이라고 말했지만 한상훈은 일단 백14로 받았다. "그건 백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아요."(김주호) 김주호는 참고도1의 흑3까지를 놓아보이며 흑이 편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세돌은 이 그림을 택하지 않고 더 적극적인 몸싸움을 유도했다. 실전보 흑15가 그것이었다. "백은 젖히는 한수입니다."(김주호) 백16으로 17의 자리에 가만히 뻗은 것은 지나친 굴복이라는 설명이었다. 흑으로서는 17에 끊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백18로 단수친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백은 끊긴 2점을 버리는 수밖에 없다. 살린다면 참고도2의 백1인데 지금은 백이 3으로 두고 5로 모는 축머리가 불리하므로 백이 견딜 수가 없다. 흑21로 잡아서 일단락이다. 우하귀에 23집 정도의 흑집이 생겼다. "흑의 실리가 돋보입니다. 흑은 아무 불만이 없어요."(김주호) 검토실에서는 거의 모두 흑이 괜찮아 보인다고 했지만 정작 이세돌의 고백은 달랐다. "어쩐지 백의 주문에 말려든 것 같아서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애초에 다른 구상을 했어야 했던 모양입니다."(이세돌) 우하귀에 백이 걸쳤을 때 3선에 밑붙임을 하지 않고 4선에 두칸높은협공을 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는 몇몇 청소년 기사들의 조심스러운 제안이 있었다. 두칸높은협공이란 16의 자리를 말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