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주문 쇄도로 잔업·특근 등 구슬땀"

휴가철 앞두고 시화공단 찾아보니… <br>세호로보트 스마트 인기 힘입어 일감 40% 늘어<br>일부 중기는 숙련공 이탈 막으려 복지에 안간힘

지난 22일 안산 시화공단 세호로보트공업 직원들이 제품 납기를 앞두고 있는 완제품들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사진=라헌기자


지난 22일 경기도 안산 시화공단에 위치한 인쇄회로기판(PCB) 제작 업체 세호로보트의 생산공장. 35도에 육박하는 찌는 듯한 더위로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마자 굵은 땀방울이 줄줄 흘러내렸다. 하지만 세호로보트 직원들은 찌는 듯한 열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분주하게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었다. 3~4명의 직원들은 공장 한 켠에 줄지어 세워놓은 터치패드 기판용 가공장비 10여대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었다. 다음주 회사 전체가 여름 휴가에 돌입하기 전에 고객사에 납품해야 할 완제품들이다. 이 공장의 한 관계자는 "휴가 기간에는 5~6명의 직원만 남아 제품 설치 및 시운전을 맡는 까닭에 휴가 전 사전 점검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세호로보트산업은 최근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기기의 인기 몰이에 힘입어 올해는 평소보다 휴가 전에 오히려 업무가 더 늘었다. 다음주부터 1주일간 여름휴가에 들어가기 전 전직원이 자진해서 잔업에 특근까지 매달리며 밀려드는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이 정신 없이 바쁜 업무의 연속이지만 세호로보트의 임직원은 올해 가벼운 마음으로 여름 휴가를 떠날 수 있다. 올해는 실적이 좋아 회사에서 두둑하게 휴가비까지 지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천희 전무는 "주요 고객사 휴가 기간에 맞춰 직원들의 휴가 일정을 조율했다"며 "올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PCB 기기의 판매가 호전되며 평사원 기준 월급의 100%인 300만원 정도 성과급이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은 다른 전자ㆍ부품 소재업체들도 마찬가지. 반도체ㆍPCB관련 장비 제조업체인 화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해는 40% 가량 증가한 70억원 대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회사에서도 실적 개선에 부응하듯 올해 50만~100만원 가량의 휴가비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화백엔지니어링 임직원들도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오는 28일부터 5일간 돌입하는 여름 휴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석준 이사는 "OEM(주문자 상표부착방식)으로 고객사 제품을 주석 도금하는 공정이 있어 고객사와 휴가 일정을 맞추고 있다"며 "납품이 증가하면서 고객사에 대한 지원 업무도 늘어 이 기간을 제외하면 직원들이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업종에서는 여전히 경기침체 여파로 마음 놓고 휴가를 즐기지 못하는 업체들도 있다. 수성점ㆍ접착제 생산업체인 아팩은 원료로 납품되는 잉크나 페인트의 소비량이 위축돼 올해는 지난해 대비 10% 정도의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0명의 생산직 근로자가 7월말에서 8월초에 3박 4일로 동시에 휴가를 갈 예정"이라며 "건설과 사무용품 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되며 일감이 많지 않기 때문에 휴가 일정을 잡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들의 휴가비 지급과 주말을 포함해 1주일에 가까운 여름휴가는 경기 호전 못지 않게 인력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월공단의 한 금형업체 관계자는 "주문량이 늘어 직원을 뽑으려 해도 숙련공은 물론 초보자를 찾는데도 몇 달씩 걸린다"며 "중소기업은 처우의 차이에 따라 이직률이 높은 탓에 휴가는 물론 휴가비 등 직원들 복지에 신경을 쓰며 인력 유출을 막으려 애쓰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여름휴가비를 지급할 예정인 중소기업은 72.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61.1%)보다 11.6%포인트나 높아진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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