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맞수 애플과 삼성전자가 각각 미국과 한국에서 상승 랠리를 펼치면서 두 종목의 편입 비율이 높은 펀드들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특히 최근 애플의 통큰 배당이 IT 업황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주가 강세에 따른 수익률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 펀드 중 지난 1월2일 기준으로 애플 주식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는 10.66%를 담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공격적 자산배분형 펀드인 '미래에셋인사이트자 1(주혼)종류A'로 나타났다. '한국투자럭셔리 1(주식)(A)'와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자 1[주식]종류A'도 각각 8.86%, 8.43%를 애플 주식으로 채우고 있고 '삼성미국대표주식자 1[주식]_Cf'의 편입 비율도 4.74%였다.
눈여겨볼 것은 이들 펀드들은 애플 주가의 강세에 힘입어 수익률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애플은 20일(현지시간) 605.96달러로 마감하며 올 들어서만 49.6%나 뛰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럭셔리 1(주식)(A)의 연초 후 이달 16일까지 수익률은 20.63%로 유형평균(13.21%)을 훨씬 웃도는 성적을 내고 있으며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자 1[주식]종류A도 18.31%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인사이트자 1(주혼)종류A 역시 12.31%의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애플이 날고 있다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펀드 투자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1∙4분기 실적 기대감과 반도체 업황 개선 등에 힘입어 연초 후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올해에만 18% 가까이 뛰었다.
삼성전자의 쾌속질주 덕에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를 제외하고 삼성전자 편입 비중이 높은 삼성그룹주펀드나 IT펀드는 올해 들어 15%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삼성전자를 13.12% 편입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2(주식)(A)'도 15.06%, 15.34% 담은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 1(주식)A' 역시 14.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최근 50조원 규모인 주당 2.65달러의 현금배당을 결정하고 향후 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면서 애플과 IT 관련 기업 주가는 물론 관련 펀드의 수익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늘 신제품 관련 대형 투자만 강조해오던 성장주 애플이 배당을 고려할 만큼 중장기 전망을 낙관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IT 업황 사이클에 대한 신뢰를 줄 만한 부분이며 배당에 따른 애플의 주가부양 효과는 일정 부분 애플의 부품을 담당하는 한국 IT 기업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주펀드를 운용하는 백재열 한국투자신탁운용 운용팀장은 "앞으로 IT시장은 '애플-삼성'의 양대 축을 중심으로 이들과 사업상 밀접한 회사들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 팀장은 "삼성전자는 올 1∙4분기 실적 추정치가 지난해 말보다 많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현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고 올라갈 여지가 더 열려 있다"며 "다만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가 이어지면 자연스레 수급적으로 불리한 만큼 펀드환매 지속 여부가 삼성전자 주가와 펀드 수익률 향방의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