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4월 29일] 자국민도 못 먹이면서…

최근 중국 상하이(上海)를 둘러보는 길에 동행한 조선족 가이드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가을만해도 최상급 돼지고기 가격이 500g당 9위안 정도였는데 지금은 20위안을 넘었습니다. 시장 보는 게 괴로울 지경입니다.” 지난해 돼지고기 파동에 이어 올들어 전세계적인 식료품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중국인들은 먹을 것을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돼지고기 뿐만 아니라 쌀ㆍ밀 등 주요 곡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중국 국가 통계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에 비해 8.3% 증가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식료품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21.4%나 급등했다. 식용유와 지방 가격은 무려 50.7%, 고기는 45.8%나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의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았던 위안화 절상 속도를 빨리 하는데, 식료품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1% 정도여서 이마저도 식료품 가격을 안정시키는데 역부족이다. 중국 정부는 식료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농업 정책과 관련한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농업 보조금을 늘리고 식료품에 광범위한 가격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농업 생산을 보호하기 위해 오는 9월 말까지 비료에 대한 수출 관세를 100~135% 인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의 식품 가격 안정정책은 국제 쌀 가격을 급등시켜 결국 중국인들의 식탁을 위협하는 역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자국인들을 먹이기 위해 농업 생산량을 증대시키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농지를 갈아엎어 공장을 지어 생산성을 높였지만, 더 이상 이 정책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까지는 세계 곡물시장에 여유가 있었지만, 더 이상 중국과 인도를 먹여살릴 곡물이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중국은 그동안 저가의 공산품을 전세계에 팔아 고도성장을 했지만, 자국인들의 생계비가 증가하는한 더 이상 값싼 제품을 만들수는 없게 됐다. 이번 세계 곡물파동의 원인은 중국에 있다. 따라서 중국은 자국민들을 자급자족케 하는 대책을 세우지 않는한 전세계에 대재앙을 불러일으킬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이번 출장에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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