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무선통신사업이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이는 지난 17일 세계 메이저 휴대폰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MS의 휴대폰 운영체계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삼성전자가 MS에 등을 돌리고 MS의 경쟁사인 심비안을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했기 때문. 전문가들은 MS가 그간 삼성과의 협력 관계를 무선통신 사업의 초석으로 간주해 왔기 때문에 이번 삼성측 조치로 MS의 대대적인 전략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삼성, MS 대신 심비안을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영국의 휴대폰 운영체계 개발업체인 심비안에 1,700만파운드를 투자, 지분 5%를 확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은 지난해 심비안 운영체계 라이센싱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투자로 삼성은 심비안과의 전략적 제휴를 한층 더 강화하게 됐으며 심비안의 운영체계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심비안에 투자키로 결정한 것은 심비안의 운영체계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이 MS의 운영체계를 채택한 스마트폰 시장보다는 심비안쪽에 승부를 걸었다는 설명이다.
심미안 운영체계는 그간 노키아, 모토롤러, 소니에릭슨 등 11개 휴대폰 업체들이 사용해 왔었는데 휴대폰 제조에서 세계 3위인 삼성의 가세로 더욱 힘을 얻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반면 MS는 유일무이의 파트너인 삼성의 이탈로 휴대폰 제조업계와 제휴관계 설정에서 외톨이로 전락하게 됐다.
◇MS, 이통 서비스업체와의 제휴 적극 모색할 듯= 이처럼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된 MS는 무선통신 사업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하는 다급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와 관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자에서 MS가 이동통신 서비스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이통 서비스업체들은 기존 사용자들을 통한 매출액 확대 방안에 골몰하고 있는데, MS가 이들을 새로운 주력 마케팅 대상으로 설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MS는 웰브라우저인 익스프로어와 이메일 상품인 익스체인지 등이 매출액을 늘리는데 효과가 있다고 이통 서비스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태세다.
이에 덧붙어, MS는 휴대폰 수탁제조업체인 타이완의 HTC 등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세계 메이저 휴대폰 제조업체와 협력관계가 사실상 붕괴된 만큼 수탁제조업체를 통해 휴대폰 디자인 및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