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움직임은 주로 유럽계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국내 종합상사의 여신규모가 많은 미국, 일본 금융기관들까지 확산될 조짐이어서 외화유동성도 악화될 전망이다.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홍콩상하이, ING, 엥도수에즈은행등 유럽계 은행들은 이달들어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쌍용 등 국내 종합상사들을 대상으로 만기 채권에 대한 전액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일부 미국 및 일본계 금융기관들은 종합상사의 만기 채권에 대한 롤오버(만기연장)를 허용하면서 고율의 추가 이자를 부담토록하거나 잔여 여신에 대한 상환계획서 제출등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종합상사의 외화차입금 잔액은 6월말 현재 23억달러(2조6,742억원)에 달하고 있다.
종합상사 관게자는 『최근들어 외국 금융기관의 신규 여신이 전면 중단됐다』며 『일부 기관들은 해외신용장 개설을 기피하고 기존 만기 여신에 대해서만 부분 연장을 허용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외국 금융기관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부채비율이 높은 종합상사의 상환능력에 대한 회의감 한국 기업에 대한 여신부담감 가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재계 전문가들은 『외국 금융기관들은 대우사태를 계기로 생산설비는 없고 부채비율만 높은 국내 종합상사들이 언제든지 대우와 유사한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A상사는 최근 엥도수에즈, ING, 홍콩상하이은행 등으로부터 집중적으로 만기 여신 상환을 요구받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들 외국 금융기관들은 만기 여신에 대해 무조건 상환해 달라는 입장일뿐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B상사 역시 최근 일본계 은행으로부터 만기가 돌아올 차입금에 대해 무조건 10%이상 갚아줄 것을 요구받았다. 일본계 은행은 특히 B상사에 대해 상환을 연장받는 잔여 여신에 대해서는 기존의 금리보다 2%포인트의 할증이자를 적용할 것이며 잔여 여신의 상환계획서도 함께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C상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프랑스계 은행이 채권 만기 상환 불이행에 대한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은 소규모 은행들이 집중적으로 만기 상환 압박을 가했다면 요즘은 메이저 은행들이 앞장서 상환압박을 가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
손동영기자SON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