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업들 환차익 노리고 수출 늦췄다

이달들어 수입은 되도록 앞당겨 시장 달러부족 심화<br>'뿔난' 정부 "주력품 수출목표 직접 관리하겠다" 선언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이 수출은 늦추고 수입을 빨리 당기는 것으로 관세청의 일일 수출입 현황자료에서 나타났다. 정부가 연일 강조하고 있는 대기업의 환투기 실태가 수출입 동향을 통해 드러난 셈이다.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는 9일 수출입업계와 긴급회의를 갖고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목표를 직접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환차익 노린 수출 늦추기=서울경제신문이 관세청을 통해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수출입 현황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8일 현재까지 수출은 83억7,100만달러, 수입은 118억4,200만달러로 무역수지가 34억7,1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월별 수출입 실적을 다음달 1일에 발표하지만 월중 일별 수출입 실적은 비공개로 하고 있다. 최근 수출입 현황의 두드러진 특징은 원ㆍ달러 환율 상승을 바라고 기업들이 수출은 가능한 연기하고 수입은 빨리 하면서 시장의 달러 부족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수출액(조업일수 기준)은 15억2,200만달러로 지난달(16억8,000만달러) 보다 9.5% 감소했다. 수출은 늦추면서 수입 확대에는 가속 페달을 밟아 시장의 달러 가뭄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하루 수입액은 21억5,300만달러에 달해 지난달(17억6,000만달러)보다 22.2%나 폭증했다. 서울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기업들이 환율 상승을 기대하고 수출은 늦추고 수입은 당기는 행태가 눈에 띄게 늘었는데 이달 들어선 더욱 심해진 것 같다”며 “외환시장 불안에 대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뿔난 정부, 수출목표 관리한다=금융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협조는커녕 수출대금 환전 늦추기에 이어 수출까지 연기하고 나오자 정부는 단단히 뿔이 났다. 정부는 이날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주재로 산업별 협회와 종합상사 관계자들을 불러 긴급 수출입동향 점검회의를 열고 10대 주력 수출품의 수출목표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선박, 반도체, 자동차 및 부품, 기계, 철강, 유화 등 10대 주력품은 수출 목표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관련 국ㆍ과장과 협회, 업체 관계자로 ‘일일수출입 상황점검반’을 구성하고 품목별 수출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10대 품목의 수출비중은 74.6%에 이른다. 이 장관은 기업들에 “수출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 총력 대응해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불요불급한 수입은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철강을 비롯해 원유ㆍ가스ㆍ석유제품ㆍ석탄 등 5대 품목의 수입 상황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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