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3사 국내컴퓨터업계 '독식'

이로써 마이크로소프트(운영체계), 인텔(CPU)에 이어 시스코까지 국내 컴퓨터시장을 주무르는 「M-I-C 독점 3인방」 시대가 열렸다.시스코의 급부상은 최근 IBM과의 제휴 때문이다. 시스코는 IBM의 네트워크장비 관련특허를 이전받고 네트워크칩, 이더넷, ATM(비동기전송모드)장비 일체를 독점판매하게 됐다. IBM은 네트워크 분야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이번 제휴로 이미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던 시스코의 점유율은 치솟았다. 업계는 시스코의 점유율이 종전 50%에서 IBM(점유율 3위)의 20%를 추가해 단순계산으로도 7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스코는 특히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ATM분야에서도 입지가 한층 강화됐다. 시스코의 시장 장악력도 크게 높아졌다. 업계는 시스코의 영향력이 마이크로소프트·인텔 못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IBM의 네트워크 장비 총판인 I사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파급효과도 커지고 있다. 업계는 벌써부터 시스코의 독점에 따른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PC업체들은 그동안 인텔과 MS의 독점에 따른 폐해를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인텔은 국내 PC용 CPU시장의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인텔은 특히 국내 PC제조업체와 유착관계를 유지하면서 「컴퓨터는 비싸다」는 인식을 심어놓았다. 올초까지만 해도 PC는 200만원을 넘게 줘야 살 수 있는 고가품이었다. PC 부품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CPU. 따라서 CPU 독점 구조 때문에 국산 PC는 오랫동안 고가품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100만원 미만의 인터넷PC가 인기를 모으며 CPU분야에서 「AMD칩」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자 인텔은 CPU가격을 수시로 내리고 있다. 마이크로스프트도 마찬가지. 사실상 국내 PC 운영체계 시장의 100%를 차지하고 있다. MS는 새로운 운영체계를 내놓으면서 예전보다 항상 높은 가격을 매겨오고 있다. 이 역시 독점구조 때문에 가능하다. 최근 「리눅스」 열풍이 불면서 MS를 위협하고 있지만 MS는 아직 굳건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텔과 MS의 독점권은 서서히 흔들리고 있지만 여전히 PC업체들에는 거역할 수 없는 존재다. 때문에 AMD칩이나 리눅스를 탑재하기가 어렵다.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봉쇄되는 폐해를 낳고 있다. 시스코는 MS와 인텔과 사정이 달라 이제 막 독점이 시작되는 단계다. 그러나 벌써부터 독점의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교육망 사업을 담당하는 한 PC업체 관계자는 『시스코 영업 담당자를 만나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며 『인텔, MS에 이어 또 하나의 상전을 모셔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장비는 운영체계나 CPU와는 달리 삼성전자 등 국내기업에서도 생산하고 있다. 게다가 네트워크장비는 컴퓨터분야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성장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하지만 국산 장비는 인식의 장벽을 넘지 못해 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한 전문가는 『성장성이 무한한 네트워크장비시장을 정부와 업계가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며 『CDMA, 반도체처럼 국책사업 차원의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병도기자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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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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