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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사상첫 '꿈의 200점' 돌파 …女피겨 역사 새로 썼다
무려 207.71점 역대 최고점서 8.19점 끌어올려 세계선수권 첫 우승
강동효 기자 kdhyo@sed.co.kr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던 한국의 피겨 여왕은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한 손으로 눈물을 닦아 내렸다. 김연아는 이내 밝은 웃음을 지으며 관객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고, 태극기를 어깨에 두른 채 빙상 위를 돌았다.
'피겨여왕' 김연아(19ㆍ고려대)가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29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1.59점을 얻어 쇼트프로그램(76.12점) 합계 총점 207.71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2006년 12월 그랑프리 6차대회 'NHK 트로피'에서 아사다 마오(일본)가 세웠던 여자싱글 최고점(199.52점)을 무려 8.19점이나 끌어올린 대기록이다.
이 날 김연아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뛰어난 점프실력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두 차례 점프 실수가 있었지만 다른 모든 면에서는 그야말로 완벽했다. 마지막조 4번째 연기자로 나선 김연아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9.5점)를 완벽하게 뛰어 0.4점의 가산점을 챙겼고, 연이어 이나바우어와 더블 악셀까지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선보였다.
하지만 트리플 살코우를 시도하다 도약이 좋지 않아 다운 그레이드되며 0.24점밖에 얻지 못 했고, 잠시 템포를 놓친 탓인지 예정됐던 플라이 콤비네이션 스핀이 체인징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처리되면서 과제 중복으로 0점을 받고 말았다.
김연아는 경기를 마친 뒤 자신의 점수를 보고 믿기지 않는 듯 입을 다물지 못 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세 번째 도전 만에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안는 순간이었다. 김연아와 우승을 다퉜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실패율이 높았던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결국 엉덩방아를 찧는 등 난조를 보이며 188.09점으로 4위에 그쳤다.
지난달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던 조애니 로셰트(캐나다)와 안도 미키(일본)가 각각 191.29점, 190.38점으로 2,3위를 차지했고, '유망주' 김나영은 131.50점으로 17위에 올랐다.
■ "연습하면서도 우승 확신 올림픽 앞두고 좋은 경험"
김연아 소감
"연습을 하면서도 우승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긴장하지 않고 연습 때 하던 것처럼 연기한 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아요."
김연아는 경기가 끝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승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두 차례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부상 때문에 결과를 확신할 수 없었고 3등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이번 대회는 준비를 열심히 했고 결과도 좋아서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두고 좋은 실전 경험을 치른 셈"이라고 말했다. 시상대에서 눈물을 보였던 그는 "그 동안 시상대에 서서 애국가를 들으면 눈물이 나오려고 했는데 꾹 참아왔다"며 "오늘은 너무 기다렸던 자리여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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