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2월 30일] 저축은행 기본으로 돌아가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하락세로 반전됐다. 업계 최고 수준을 고수했던 제일저축은행이 1년 정기예금 금리를 29일부터 연 8.5%로 0.2%포인트 낮췄다. W저축은행과 대영저축은행 등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최근 0.1~0.3%포인트 정도씩 금리를 내렸다. 이런 움직임은 저축은행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신용경색과 평판위험의 문제로 고금리로 자금을 유치하면서 상당한 부담을 느껴왔던 만큼 늦게나마 금리가 안정을 찾아가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먼저 저축은행 자체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약해지고 있다. 지난주 전북저축은행이 문을 닫자 다음 등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게시판에는 지방 저축은행의 연쇄부실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전북저축은행의 경우 대주주의 불법 대출이 경영부실의 주원인이다. 거듭된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불법 행위로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는 크게 추락했다. 내년 3ㆍ4월에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도는 것도 ‘신뢰 상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 금융회사의 신뢰 상실은 업계 자체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 밖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1월과 12월에 고금리로 자금을 끌어 모은 것도 내년 경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경우 기업은 물론 가계대출 연체율도 급속히 올라갈 수 있다. 산 넘어 산인 셈이다. 이제라도 저축은행들은 기본으로 돌아가 얽히고 설킨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 저축은행들이 현재 어려움에 빠진 것은 과거 신용대출에 ‘올인’하다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집중한 쏠림현상 때문이다. 시중은행도 마찬가지지만 앞으로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금융회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리스크에 강한 저축은행’ ‘신용대출 전문 저축은행’ ‘PF 사업에 능한 저축은행’ 등 특화된 저축은행을 보고 싶다. 이번 금융위기를 발판 삼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저축은행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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