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경쟁적으로 국채 발행에 나설 계획이지만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채권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올해 주요 선진국이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채는 모두 3조 달러로 지난해의 3배에 이른다. 미국이 국내총생산(GDP)의 14% 수준인 2조 달러 어치를 발행하고 영국도 2,150억 달러(GDP의 10%)의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이 달에만 사상 최대 규모인 2,500억 달러 어치가 발행될 예정이다. 최근 추가적인 경기부양에 합의한 독일이 60억 달러, 브라질이 10억 달러 규모의 국채발행을 예고해 놓고 있다. 이처럼 국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면서 고공 행진하던 국채의 인기도 꺾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채 가격이 5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지만 '물량 폭탄'공세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국가의 국채는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5년 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1일 3.58%에서 전날 3.85%로 급등했다. 주택시장 붕괴와 금융권 구제문제로 위기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동유럽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은행대출로 위기를 겪는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말 국채발행을 취소하기도 했다. 독일은 지난해 11월 목표 물량을 판매하는데 실패했고 네덜란드 역시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벨기에와 스페인은 수요가 없자 국채 발행을 포기했다.